호주 국빈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캔버라 페어베언 공군기지에 도착해 앵거스 테일러 호주 산업·에너지·배출저감부 장관 등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1.12.12/뉴스1

(캔버라=뉴스1) 김상훈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주 참전용사 및 유가족들을 만나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은 호주와 한국 모두의 위대한 유산"이라며 "대한민국은 해외 참전용사들을 끝까지 예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호주 캔버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만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제정된 '유엔참전용사법'을 통해 참전용사에 대한 지속적인 예우와 명예선양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와 가족의 한국 방문', '현지 감사 행사' 등 다양한 국제 보훈사업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마흔두 분의 호주 참전용사들이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2019년 양국은 '유해발굴 MOU'를 체결하고 공동 조사와 발굴, 신원확인을 위해 협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도 2만여 명의 한국군 장병들이 동원돼 비무장지대에서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와 유품을 발굴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한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을 비롯해 생존 참전용사 5명을 직접 모시고 이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여식에는 건강 상의 이유로 칸 장군 대신 조카손녀가 대리 수상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다섯 분의 영웅과 1만7000여 참전용사들께 경의를 표한다.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을 간직하고 기려온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참전용사들의 인류애와 헌신은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만찬은 올해 한-호 수교 60주년, 가평전투 70주년을 맞아 호주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유가족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10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로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을 거듭 요청한 바 있다.

이날 만찬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피터 더튼(Peter Dutton) 국방장관, 앤드류 지(Andrew Gee) 보훈장관 등 호주 연방정부 관계자와 5명의 생존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We Heroes, 우리 영웅들'이란 주제 아래 Δ호주 군악대의 식전공연 Δ국민의례 Δ감사영상 시청 Δ대통령 말씀 Δ호주 국방장관 답사 Δ참전용사 건배제의 및 만찬 Δ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감사영상은 이날 만찬에 참석한 5명의 생존 참전용사들의 참전 소회가 담겨 의미를 더했다.

콜린 니콜라스 칸(Colin Nicholas Khan) 전 장군은 영상을 통해 "오늘날 한국이라는 나라를 만든 훌륭한 재건 과정에서 저는 작은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제가 한국의 성장에 작게나마 기여한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 맥클린 크로포드(Ian Mclean Crawford) 전 제독은 건배제의에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게 우리를 알아봐 주는 게 우리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며 "한국전은 더 이상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6·25 전쟁은 호주가 유엔에 가입한 이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처음 참전했던 전쟁이다. 호주 군인 총 1만7164명이 참전했으며 이는 22개 유엔 참전국 중 5번째(미국, 영국, 캐나다, 터키, 호주 순)로 많은 인원이었다. 이 중 340명이 전사했고 121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캔버라를 비롯해 시드니, 골드코스트 등 호주 여러 도시에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위한 '가평석'을 지원하고 있다. 호주는 마을길과 공원, 다리 이름에 '가평' 지명을 붙이는 방식으로 한국전과 한국을 알리고 있고 주한 호주대사관은 매년 가평 중·고등학교에 1300여 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참전용사들과의 만찬 행사에 앞서 호주 전쟁기념관과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각각 헌화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헌신한 호주 참전용사들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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