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주와 '방산·공급망' 협력 성과…'中 견제' 압박은 비껴갔다
'핵심광물 협력'으로 공급망 확보…K9 자주포도 수출
中견제에 선긋기…"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검토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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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박혜연 기자 =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와 '방산·공급망 분야'에서 협력 성과를 냈다. 이로써 1조원 규모의 국산 K9 자주포가 호주에 수출되고 자원 부국인 호주로부터 핵심광물에 대한 수급이 가능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호주 방문에서 중국 견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원론적 답변 등을 통해 이를 피해가기도 했다. 이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종전선언에 있어서의 중국 역할 등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됐다.
◇핵심광물 협력으로 공급망 확보…K9 자주포도 수출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3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또 두 정상 임석 하에 총 4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4개의 MOU는 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Δ탄소중립 기술 이행계획 및 수소경제 협력 Δ방위산업 및 방산 협력 Δ호주 육군 자주포 획득사업 계약이다.
특히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통해 우리 정부는 호주에서 전기차와 이차전지, 신에너지 등 미래 전략산업의 필수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규소, 티타늄, 텅스텐 등에 대한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게 됐다. 호주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매장량 세계 2위이자 희토류 매장량 세계 6위 국가다.
문 대통령은 14일에는 호주 기업인들과의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를 갖고 "두 나라가 신뢰를 갖고 굳게 손을 잡는다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같은 날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광물이든지 한 지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우리가 핵심광물로 주목하는 부분은 이차전지라든지 자동차 경량화에 들어가는 금속이라든지, 희토류라든지, 이렇게 다른 국가에 더 의존도가 높은 (것들)"이라며 '공급선 다변화'에 나선 것임을 강조했다.
방위산업 및 방산 협력, 자주포 계약도 주목됐다. 이날(13일)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호주 획득관리단(CASG) 청장은 양국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MOU를 맺었다. CASG는 이와 함께 한화디펜스와 K9 자주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양국은) 국방, 방산, 사이버 분야를 비롯해 안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특히 오늘 계약이 체결된 K9 자주포 사업을 신호탄으로 전략적 방산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올해 처음으로 외국과의 방산 협력 규모가 방산 수입을 훨씬 초과했다"며 "상당히 기록적인 협력의 규모"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호주에 5조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19 탓에 끊기다시피 했던 양국 국민 간 교류가 재개될 예정인데 대해 모리슨 총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호주 정부는 단계적 방역 완화 정책을 통해 백신접종을 완료한 우리 국민에 대해 15일부터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외 방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주 출국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차례대로 통화하고 방역 관련 지시를 내렸으며 12일에는 공항에 배웅을 나온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방역에 관한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귀국하게 되면 현시점에서의 국내 방역 대책에 있어 전체적인 보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中견제에 선긋기…"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검토 안해"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대중(對中) 견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여러 번 요구받았으나, 모두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선을 그었다. 호주는 미국의 핵심 우방국으로 꼽힌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국익에 맞춰 '적절한 균형'을 갖추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앞서 미국과 호주가 내년 2월에 열리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13일 모리슨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보이콧) 참가 권유를 받은 바 없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 굳건한 동맹을 기반으로 삼으면서 중국과도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중국과는 갈등하는 문제도 있고 경쟁하는 문제도 있으나 한편으로 기후변화, 공급망 또 감염병 등 글로벌 과제에서는 서로 협력해야 할 분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례 브리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고 한중 우호의 구현"이라고 밝혔다. 잘리나 포터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올림픽 참가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이나 다른 정부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의 결정"이라면서도 "우리는 신장 지역에서 중국의 지독한 인권유린 및 잔학행위에 직면해 외교적 보이콧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에둘러 '대중 강경 노선'에 탑승할 것을 요청하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러한 기본 입장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리슨 총리가 은근히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하지 않았나'라는 요지의 질문을 받고 "우리가 호주에서 압박을 받을만한 나라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이 이같은 '중간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종전선언'을 위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역할도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명료한 입장을 미룰 수 없는 만큼 올림픽 개최일이 가까워질수록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자(남·북·미·중) 종전선언이 확정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림픽 참석을 결정한다면 문 대통령 또한 올림픽에 반드시 참석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국경을 닫아 걸은 상태이고 최근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출범 후 처음으로 대북제재 조치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한편 이번 '한-호주 공동성명'에 중국이 예민해하는 '남중국해 정세'에 관해 견제하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미국·호주와 궤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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