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트라우마' 李·尹 가족 리스크 …빠른 사과로 진화에 진땀
이회창, 1997 대선서 두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고배'
본안 아닌 가족 관련 의혹…사과 외 방법 마땅치 않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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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아들의 불법 도박, 배우자의 허위 경력 기재 등 '가족 리스크'로 위기를 맞닥뜨렸다.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총재가 당선이 유력했던 15, 16대 대선에서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으로 낙선한 바 있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악재로 굳어지지 않을까 신속한 사과로 수습이 진땀을 흘렸다.
이 후보는 16일 언론보도 직후 장남 이동호(29세)씨의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하고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동호씨도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조선일보가 이씨의 2019~2020년 상습적 불법 도박 의혹을 보도한 뒤 약 4시간 만에 신속하게 사과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장동의 경우 사실 확인할 게 많았지만, 이번 건은 아들 본인에게만 확인하면 됐다"며 "아버지로서 모를 수 있던 부분인데, 확인되면 바로 사과하는 게 맞는다.사실 확인 후 사과할 게 있으면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선대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씨가) 포커를 한 시점을 최근까지"라며 "포커고수(온라인 포커 커뮤니티)라는 사이트에서는 지난해 7월까지 한 게 맞고, 그 외 사이트에서도 포커를 쳤다고 한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동호씨가 포커를 친 기간이 1년6개월이라고 한 바 있다. 이는 잘못이 확인된 만큼 드러내 놓고 국민 판단을 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에는 윤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윤 후보는 전날(15일)에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 "저쪽에서 떠든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라"라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하루 만에 물러선 것이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 공세에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조금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 모두 과거 이회창 전 총재의 사례 등을 고려해 사태의 확산을 막고자 즉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는 노태우 정부에서 대법관, 김영삼 정부에서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대쪽'이란 별명을 얻었고,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 전 총재는 당시 5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지만 상대 진영에서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의혹은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결국 이 전 총재는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재는 회고록에서 "두 아들이 모두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혹을 살 만하고, 상대방인 새정치국민회의 측에서 볼 때는 이런 호재가 따로 없었다"며 "그런데도 병역면제 과정에 아무런 위법이 없었으므로 그들이 이를 문제화해봤자 잠시 시끄럽겠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가볍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국민적 의혹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치명적 결과를 낳은 셈이다.
다만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후보가 사과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윤 후보의 경우 김씨에 대한 의혹이 진작부터 제기됐지만 여론이 타오르니까 사과하는 모습"이라며 "이 후보도 명백한 아들의 불법 도박 사실을 부인했다가는 대통령이 되지 못할 만큼 커질 수 있으니 사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가족 리스크'의 대선 영향에 대해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 별의별 스캔들이 나왔지만, 대중들의 기대치가 낮아 전혀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선거에 대한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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