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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바이든호'가 출범 1년이 다 되도록 북미간 대화 재개 조짐조차 감지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 버락 오바마 때와는 다른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을 기치로 항해를 시작했지만 의지만 있고 실천은 없는 모습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아직 북한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향하는 단계적 진전을 위한 외교적 관여를 할 수 있도록 (오바마·트럼프) 두 정책 사이에 자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의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 트럼프 때의 '일괄타결'은 처음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접근이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오바마 때 활약했던 인사들이 외교·라인에 대거 포진한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전략적 인내'와의 차별성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은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꾸준한 대화요구에 계속 불응하면서 오바마·트럼프 행정부와는 차별을 둔 대북 좌표설정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북측에 시간을 벌어주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그간 전략적 인내가 전혀 아니라고 하더니 이번에 설리번 보좌관은 중간단계라고 밝힌 것은 어떻게 보면 미국이 한 발 물러선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Δ'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Δ'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주제로 대화 할 용의가 있다' Δ'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없다' Δ'외교적 관여와 대화를 통한 해결' 등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 선결조건으로 '대북적대 정책·이중기준 철폐'를 내걸었음에도 이러한 입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호응 가능성에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지만, 북측의 호응이 없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전향적인 양보'를 할 생각은 없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핵심 기치인 '인권'을 중심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모습도 취하고 있다. 북한 중앙검찰소와 전 사회안전상인 리영길 국방상을 경제 제재 명단에 포함하는 첫 대북제재를 가동하는가 하면, '북한 노동자의 강제노동' 등의 내용을 담은 '인신매매 보고서' 준비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대북제재 유지와 인권 지적 등 '원칙적 대응'을 견지하면 언젠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는 "문제는 소요되는 시간이 언제까지 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또한 북한이 정말 나올지 안 나올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감안할 때 시간은 미국이나 국제사회 편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북한이 경제적으로 잘 버틴다면 시간은 북한 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과 함께 플랜B를 생각해야 한다. 사실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해서 과연 어떻게 핵을 가진 북한과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살아가지 않을 것이냐 등 본질적 직접적인 물음에 답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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