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21.12.14/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임기 막바지에 일상회복과 종전선언을 추진해왔던 청와대가 코너에 몰린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화됐고, 미국과 유엔이 최근 인권침해를 이유로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대화 재개가 한층 더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일상회복이 시작된지 3주가 경과한 지난달 21일에만 해도 '국민과의 대화'에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일상회복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같은 달 29일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지난 1일 국내에 유입되면서 방역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현재 확진자는 하루에 7000명대를 기록하고 있고, 위중증 환자는 19일 0시 기준 1025명이 나오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결국 정부는 '일상회복 멈춤'을 선언하고 사적모임 인원을 축소하고 영업시간 제한 강화, 방역패스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18일부터 시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엽자들을 위해 부랴부랴 '100만원 추가 방역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쥐꼬리 보상'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자영업자 총궐기를 예고했다.


현재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년 1월2일까지 약 2주간 적용되지만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7월 시작됐던 거리두기 4단계 조치는 3개월이 넘어서야 끝났다. 방역과 경제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던 청와대가 모두 다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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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구상은 곳곳에서 암초에 걸렸다. 미국과는 문안 합의 마무리 단계까지 갔다고 하지만 정작 북한에서 호응이 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첫 암초는 미중 갈등이었다. 미국은 최근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본격적으로 중국 견제에 나섰다.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등도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속속 동참했다.

청와대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참석하면서도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는 선을 긋는 등 미중 간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를 지속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은) 철저하게 대한민국 국익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북미 관계가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 중앙검찰소와 리영길 국방상 등에 대해 경제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에서 나온 첫 제재다. OFAC는 오토 웜비어 사건을 상기시키며 북한의 사법체계가 불공정하고 개인들이 자유와 인권의 심각한 제한에 시달린다며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유엔도 지난 16일(현지시간) 총회에서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시간으로는 17일 아침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10년차 되는 날이다. 성 김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이번 결의안을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적대 세력이 추진한 이중 잣대와 적대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은 3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며 '침묵'을 선택했지만 북미 대화는 진전 없이 한동안 답보상태에 더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미 관계를 주시하며 '종전선언'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양측과 물밑외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롭게 강화했거나 만들어낸 제재가 아니라 이미 지속돼왔던 제재이기 때문에 특별히 종전선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징적으로 제재한 것에 대해 (북한이) 기분 나쁠 수는 있겠지만 지금보다 (북미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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