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전세자금대출의 보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진은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전세자금대출의 공적보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세대출의 보증 비율이 낮아지면 전세대출의 한도가 줄어들거나 금리가 오를 수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2022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전세대출의 공적 보증 과잉 의존 상황을 축소하고 금융회사가 대출 위험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주요 정책의 하나로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전세대출 구조의 적정성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세입자가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에는 보증기관의 보증을 통해 진행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민간 업체인 SGI서울보증 등 3곳이 보증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전세보증금의 80%를 대출하고 보증기관은 은행에 대해 대출금 90% 이상을 보증한다. 보증한도는 주택금융공사 2억원, 주택도시보증공사 4억원, 서울보증보험(SGI)은 5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이 급증한 배경과 관련해 보증기관이 전세보증금의 대부분을 보증해주다보니 은행이 위험 부담 없이 쉽게 대출을 내준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전세대출은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으면서 '갭투자'를 유발해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금융당국은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5조2000억원에서 지난 9월말 121조4000억원으로 15.4% 급증했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 카드, 꺼내드나

 그동안 금융당국은 급증하는 전세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려다 이를 미뤄왔다. 전세대출은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층이 주거지 마련을 위해 받는만큼 금융당국이 섣불리 전세대출을 손을 댔다가는 주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의 공적보증 과잉의존을 축소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며 내년 전세대출의 증가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연구원은 지난 10월 '주요국 과잉대출 관련 규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세대출의 과도한 상환보증 제공이 과잉대출 유인을 확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전세대출 상환 보증은 은행들의 무위험 수익 추구 유인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출의 90% 이상을 보증하는만큼 돈을 떼일 염려가 적어 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과도한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보증기관이 대부분 전세대출 보증을 해줘서 은행들이 쉽게 전세대출을 내줄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보증 비율이 줄어들면 은행의 위험부담이 커지는 만큼 전세대출 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대출 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