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중환자실을 음압병동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연일 증가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정부가 다시 병상 확충 계획을 꺼내들었다. 수도권 내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의료인력도 군 인력 등을 포함해 1200명 가량 추가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병상과 인력을 총동원했다.

이로인해 발생하는 의료차질은 불가피하다. 일반환자 진료 인력을 빼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하면서 일반환자의 진료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3차·4차 유행이 시작할 당시에도 정부는 추가 병상을 확보해 이를 대응했지만, 확진자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병상 수요 부족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일반 환자의 고통을 짧은 시간으로 줄이려면 확진자 발생 규모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병원도 코로나19 병원으로…"의료진 뺀 곳에서 다른 문제 생길 것"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 일상회복 위기극복을 위한 추가병상 확충 및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중증·준중증 병상을 4087개로 1578개 늘리고, 중등증 병상은 5366개 늘려 2만615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발동한 행정명령으로 12월말까지 확보 예정인 2255개 병상을 포함하면 약 1만개의 병상이 늘어난다. 기존 중등증 병상 이상급 병상이 약 1만5000개였던 것에서 2만5000개로 크게 급증할 전망이다.


국립중앙의료원 등 수도권 일부 공공병원에 입원한 기존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감염병전담병원으로 활용한다. 공공병원에서는 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일부 진료 공백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가용한 병상 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의료인력은 군의관·공중보건의 등 의사 104명, 간호사 1107명 등 군 인력까지 동원했다. 이외에 부족한 의료 인력은 각 의료기관 내 인력 조정으로 마련하게 된다. 다른 환자를 맡고 있는 의료인력이 코로나19 담당으로 변경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의 진료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국립대병원노조 공동투쟁 연대체 공동대표)는 지금도 코로나19로 의료진이 파견돼, 일반 환자들은 이병원 저병원 옮겨다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일반 환자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큰 종합병원에서도 호흡기 담당 의사들을 전부 코로나에 투입하는 것인데, 그럼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가야한다. 군·공보의들을 뺐으면 그쪽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제가 보는 환자들도 코로나 때문에 입원을 못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회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 회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중환자와 다른 질환의 중환자를 놓고 치료의 우선순위를 따져 입퇴원 기준을 정해야 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부 일반 진료상의 진료 차질이 생기는 점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좀 긴급하지 않은 진료나 일정들이 지연·연기되는 것은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곧 오미크론이 유행 주도…"근본적 확진자 발생 줄여야"


문제는 앞으로 확진자 발생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확산은 델타 변이가 주도하고 있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한두달 내로 이보다 전파력이 더 큰 오미크론이 유행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오미크론이 확산을 지배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오미크론 관련 사망·중환자 발생은 없지만, 폐렴(중등증)으로 악화된 경우는 일부 있었다. 해외에서는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3차 유행 당시에도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에 허가 병상 내 1%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확대해달라고 행정명령을 내렸고, 4차 유행 초기였던 8·9월에도 이를 다시 1.5%로 늘려서 추가 행정명령을 내렸었다. 확진자 증가와 병상 확보가 꼬리에 꼬리를 문 채 이어졌다.

오미크론이 확산을 주도해 확진자 발생이 다시 급증하면 병상 부족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발생 관리를 안 하고, 중증 이환율을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병실만 만들면 치료가 되겠나. 병실이 충분히 마련돼도 0.8%의 치명률은 나온다. 1만명 발생하면 매일 80명이 사망하는 셈"이라며 "결국 방역강화로 근본적인 확진자 발생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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