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럽 국가들이 현재 겪고 있는 기록적인 가스 가격 급등은 러시아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새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 승인 지연 상황을 중단하면 가스 대란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24일 현지 국영 TV(Rossiya-24) 인터뷰에서 "유럽은 독일의 승인이 남아있는 노르트스트림2 사업 지연으로 러시아 가스 추가 물량을 놓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박 부총리는 2012년부터 2020년 11월까지 에너지 장관을 지낸 뒤 부총리에 취임했다.


노박 부총리는 "내가 보기엔 유럽 소비국들이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새 가스관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의 일환으로 추가 물량을 요청할 수 있었다"며 "가격 변동성이 심한 현물시장에는 장기 공급 거래가 유리한데, 유럽 지도자들은 장기 거래 이용을 줄이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 거래를 통하면 훨씬 저렴하게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 사업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당시 적극 추진돼 기완공됐으나 미국의 반대와 러시아와 서방간 최근 고조된 긴장으로 사업허가가 미뤄져 왔다. 숄츠 총리 새 정부가 들어서 판단을 할 예정이나 연정내 녹색당이 반대해온 입장이라 상용화가 언제 날지 미지수이다.


러시아는 서방간 긴장이 고조되자 가스와 석유를 협상 지렛대 삼는 자원 무기화하고 있다. 유럽국들은 그간 수차례 이어진 러시아의 송유가스관 폐쇄 조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의 다양화를 꾀해왔으나 러시아로부터 오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네지원은 전체의 35%로 여전히 최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가운데 지난 21일부터 러시아가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독일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유럽 가스 가격이 급등, 전날에는 연초 대비 800% 가까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 라인은 유럽으로 들어가는 러시아 천연가스 물량의 20%를 담당하는 주요 가스관 중 하나다. 현재는 '동→서'로 흐르던 가스 유입 방향이 역전환, 독일에서 폴란드로 가스가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을 독점하고 있는 가즈프롬은 이날도 야말 라인 수출용 가스 배송 물량을 예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는 야말 라인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치적 배경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으며, 공급 계약 내용은 모두 이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독일의 상대 기업들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야말 라인 공급 중단 나흘째인 이날 유럽 가스 가격은 소폭 안정됐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400%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또 다른 유럽행 천연가스 수송로인 우크라이나를 통한 공급까지 일일 수송량을 1억9백만㎥에서 8770만㎥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라인 운영사 GTSOU의 세르지 마코곤 대표는 페이스북에 "가격이 2000달러에 달한 상황에서 유럽연합에 가스 공급을 줄인 건 러시아 연방 차원에서 EU에 노드스트림2를 춤범시키라는 압력을 증대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올해 탈원전 정책 등으로 전력 비축량이 많지 않은 유럽의 겨울철에 이 같은 가스 대란이 발생하자, 애초 노드스트림2 추진 단계서부터 제기된 유럽의 대(對)러시아 가스 의존도 증가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높아진 가스 가격으로 통상 아시아에 공급되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이 유럽으로 전용되고 있는데, 현재 미국 LNG 운반선 수십 척이 대서양을 횡단하며 유럽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추가 완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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