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 사진제공=각 사
▶기사 게재 순서
(1)새 수장 전면에… 1위 샅바싸움 본격화
(2)“공급망 관리 해법 찾아라”… 배터리3사 동분서주 
(3)폐배터리 재활용, 황금알 낳는 거위 될까

국내 배터리3사가 새로운 수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임인년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3사의 사령탑에 오른 인물은 그룹의 핵심 인사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의 주도권 다툼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거물급 인사가 중책을 맡게 됨에 따라 각 기업의 세계 1위를 향한 전략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이사 교체로 재정비 완료

국내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휘봉을 잡은 권영수 부회장은 직전까지 지주사인 ㈜LG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구광모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체제 안착을 도운 인물이다.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은 회사의 미래먹거리인 배터리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위한 구 회장의 의지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은 중대한 변곡점에 놓여있다. 리콜 사태를 일단락하며 품질 이슈를 마무리 짓고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200조원 규모의 수주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생산라인 투자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 160GWh(기가와트시) 이상, 유럽 100GWh 이상, 중국 110GWh 이상, 한국 25GWh, 인도네시아 10GWh 규모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9조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한국-북미-중국-유럽-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글로벌 5각 생산거점을 통해 4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안정적인 투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절차도 밟고 있다. 2021년12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11~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8~19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코스피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이 같은 과업을 완수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과거 LG화학 전지사업부를 이끌면서 배터리 사업부문의 전문적인 역량과 경험을 갖췄고 그룹 수뇌부로서 리더십도 충분히 검증됐다. 권 부회장의 자신감도 남다르다. 그는 “(LG엔솔이)사업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 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적해왔다”며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들어 ‘고객에게 더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뤄 나가자”고 밝혔다.

글로벌 생산역량 확대 박차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을 분할해 설립된 SK온은 지동섭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새로운 도약을 추진한다. 지 사장은 1990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이후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한 SK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2020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를 맡아 누적 수주잔량 기준 1TB가 넘어서는 등 SK그룹 배터리사업의 질적, 양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SK의 배터리 점유율은 2018년 1% 미만으로 글로벌 순위가 14위였지만 불과 3년 만인 지난해 1~10월 5.8%로 파이를 늘리며 글로벌 5위 사업자 위치를 공고히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현재 전 세계 생산거점에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 갖추고 있으며 2023년 85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지 사장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생산능력 확대 및 수주량 확대에 더욱 집중하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조기 흑자를 달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연말인사에서 SK 공동 대표이사에 오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배터리 사업 성장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삼성SDI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최윤호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며 전열 재정비를 마쳤다. 그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한 재무통이자 전략통으로 경영능력이 뛰어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글로벌 사업 경험을 살려 삼성SDI 해외 투자 및 전고체 배터리 등 초격차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최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삼성SDI도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정확한 투자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SDI는 2021년2월 헝가리 공장 증설에 1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엔 미국 투자 계획도 공식화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해 2025년 상반기까지 미국에 23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최 사장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최근 임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꿈을 향한 도전에 제가 앞장서겠다”며 “진정한 1등을 향한 삼성SDI의 힘찬 여정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기가와트시(GWh) : 1GWh는 100만 kWh이며 보급형 전기차 1만6667대, 고급형은 1만1111대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