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오히려 기회…'문화가 있는 날' 지역문화 지킴이로 거듭나다
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동동동 문화놀이터 등
대면·비대면 행사 적절히 배분…주민 중심의 자치역량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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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가 있는 날'이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민이 직접 기획한 문화를 향유하는 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등 다양한 지역문화 사업이 지친 일상 속에서 국민의 문화예술 지킴이 역할로 자리를 매김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활동도 크게 위축시켰다. 2014년부터 시작한 '문화가 있는 날'도 이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해당 주간 포함)에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이 방역 수칙에 따라 휴관을 반복하자 할인 또는 무료입장하는 프로그램을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동동동(童動洞) 문화놀이터' 등의 사업은 지역민 스스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가운데 대면과 비대면 활동을 적절히 배분해 주민 중심의 자치역량을 활발하게 펼치는 행사로 위상을 높였다.
'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은 '문화가있는 날'의 기획사업 중에 하나다. 이 사업은 지역 고유의 특성을 활용한 문화 프로그램을 발굴해 국민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 맞춤형 사업이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지역민이 문화예술 기획자와 예술가 등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을 통해 지역의 유·무형적 콘텐츠를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지역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으로 누적 230팀이 1705회 행사를 진행했으며 약 117만명이 참여했다.
청주 내수읍 비중리 마을이 열린 '유익하고 발칙한 농촌 문화수확'이 대표적이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문화단체 ‘창의문화예술 흥.신.소’는 비중리 마을의 고유한 지역문화에 주목했다.
이들은 지역민과 함께 Δ집집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농주를 소개하는 ‘농식당’ Δ농촌에서 살아가는 삶의 철학을 인터뷰하는 ‘텃밭초대석’ Δ밭에 놓을 허수아비를 주민들이 모두 함께 만들어 보고 축제를 즐기는 ‘허수아비 퍼레이드’ Δ456포기의 김장을 담그는 '김장게임'을 기획했다.
'김장게임'은 최근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오징어게임에서 착안해 456포기의 배추를 김장하는 놀이다. 이날 부녀회원들은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마스크를 쓰고 장난감 물총을 들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을주민들은 부녀회원들이 제시한 소금이 국내산인지 중국산인지를 미각만으로 구별해야 했다. 판별에 실패한 마을주민들은 456포기의 배추를 김장하는 게임에 참여했다.
남보라 창의문화예술 흥.신.소 대표는 "비중리 마을은 각 가정마다 농사법, 전통주 제조법 등 무형의 생활역사 문화자원이 세대에 거쳐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며 "비중리 마을 어르신들이 가진 삶의 모습 그 자체가 문화가 있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동네책방 문화사랑방'은 문화가 있는 날에 동네책방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으며 일상의 행복과 삶의 문화를 직접 만드는 주민주체형 문화활동 사업이다.
특히 문화사랑방의 공간 개념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물리적 장소에서 인적 교류의 공간으로 재정의해 대면·비대면 행사를 혼합한 문화공동체로 확장했다. 여기에 지역문화진흥원은 이 사업의 지원 유형을 세분화해 동네책방을 발굴하고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설계해 문화공동체 형성을 뒷받침했다.
전북 군산에 있는 동네책방 '마리서사'가 대표적이다. 이 책방을 찾는 동네주민들은 실천단 '연두'를 결성했다. 연두는 매달 문화가 있는 날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플라스틱 프리 데이'로 지정해 관련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이들은 마리서사에 모여 친환경 관련 서적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 저자를 초대해 생활 속 친환경 노하우까지 공유했다. 동네책방 마리서사는 책을 사고파는 장소에서 확장돼 동네 커뮤니티의 중심지인 문화사랑방 역할로 거듭났다.
마지막으로 '동동동(童動洞) 문화놀이터'는 전국(洞) 유아동(童) 시설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찾아가는(動) 문화예술 활동 및 예술체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적 표현과 감상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미래의 문화예술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1월 기준으로 누적 291명(단체)이 1604 곳에서 공연을 펼쳐 약 20만명이 관람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어려워진 3~7세까지 영유아 대상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신체활동 및 접하기 어려운 문화예술을 체험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북 진안어린이집, 충남 예산공립어린이집, 경남 하동군 금성꿈나무어린이집, 전남 해남군 동심어린이집의 경우는 가정에서도 문화예술 체험교육이 가능하도록 역사, 미술, 놀이 등을 반영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함께 체험패키지를 협력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한편, 극단 '이야기꾼의 책공연'은 '동동동 문화놀이터'에 참여한 아동극 전문극단이다. 이들은 유아동의 신체활동을 유발하는 관객참여형 '책하고 놀자'와 극단원의 움직임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동극 '마쯔와 신기한 돌'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방문해 공연하고 있다.
꿈나라유치원 염명순 원장은 "아이들이 동동동 문화놀이터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며 "예술적 경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진행한 '2021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62.8%→64.7%)이 문화가 있는 날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한다는 응답자 중 참여 경험자는 10명 중 5명(55.4%) 이상으로 파악됐다.
지역문화진흥원은 많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다가올 2022년에도 맞춤형 기획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Δ어르신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끄는 '실버마이크' ΔOTT 시장을 활용한 미디어콘텐츠 '문날TV' Δ전국 유관기관과의 제휴마케팅 확대 등이다.
차재근 지역문화진흥원장은 "문화가 있는 날 참여 대상을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 대폭 확대해 보다 풍성한 혜택과 프로그램를 제공하겠다"며 "국민의 주체적 문화참여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획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2년 문화가 있는 날 기획사업 계획 및 사업별 공모는 1월초 지역문화진흥원 공식 누리집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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