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워하는 여성 이미지 Chat GPT AI 생성./사진=박영우



경북 고령군의 5급 공무원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해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사건 발생 직후 피해 직원은 다른 부서로 전보된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공무원은 약 두 달간 직위를 유지하다 경찰의 사건 통보 이후에야 직위해제된 것으로 나타나 고령군의 피해자 보호와 초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고령군 5급 공무원 A씨는 지난 1월 부서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직원 B씨의 신체 중요 부위를 접촉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오다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 발생 이후 고령군의 대응 과정도 문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즉시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이어오다 피해 직원인 B씨가 사건 발생 이후인 2월 다른 부서로 전보되면서 뒤늦게 분리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A씨는 피해자가 전보된 이후에도 직위를 유지한 채 근무를 계속했다. 이후 경찰이 성추행 사건 수사 사실을 고령군에 통보한 뒤인 4월 20일에야 직위해제됐다.

이에 대해 고령군 인사 담당자는 "2월 인사 당시에는 성추행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또 고령군 감사담당자는 "고령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통보받은 4월 관련 사실을 인지했으며 현재는 법원 등의 통보에 따라 경상북도에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당시 사건이 공직사회 내부에 알려진 상태에서 인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는 직장 내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신속한 분리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행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먼저 다른 부서로 전보되고 가해자는 상당 기간 기존 직위를 유지한 경위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조치가 있었는지를 두고 단체장의 관리·감독 책임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역 일부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움직임과 2차 가해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어 정작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가 또 다른 고통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보호보다 조직 논리가 우선될 경우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광주의 한 소방서에서도 회식 자리 괴롭힘과 성희롱성 발언 등에 시달리던 여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직장 내 성비위와 조직문화 개선의 필요성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바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직장 내 성비위 사건에서는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가 우선돼야 하는데 가해자가 두 달 가까이 직위를 유지했던 과정이 적절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사건 발생 이후 대응 과정 전반에 대해 군수 역시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