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약 31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그래픽=머니S
올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약 31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들어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리셋(재설정)된 은행들이 가계대출 빗장을 풀기 시작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708조7456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529억원) 대비 일주일만에 3073억원 줄었다.

올들어 은행들이 중단됐던 대출상품의 판매를 재개하고 우대금리를 복원하는 등 대출 영업에 재개했지만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1월 초는 통상 은행권 대출 비수기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연초에 받은 성과급으로 지갑이 두둑해진 대출자들이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빚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사를 위한 주택자금수요도 다른 달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열기 꺾였나… 신용대출 감소세

실제로 신용대출이 줄어든 것이 가계대출 잔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139조3372억원으로 지난해 말대비 2200억원 줄었다.

주담대 증가액도 소폭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이들의 주담대 잔액은 505억원 늘어난 505조4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점도 대출을 받는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5.16%로 전년동월(3.01%)과 비교해 2.15%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평균금리 역시 같은 기간 0.95%포인트 상승한 3.51%를 기록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5%를 이미 넘어섰고 신용대출 금리 역시 5% 벽은 넘보고 있다. 한은이 이달 두달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주담대는 6%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열기는 한풀 꺾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5조5128억원에 달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약 10조원으로 떨어졌다. 증시흐름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출잠재 수요가 잠재해있는만큼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엔 물음표가 달린다.

올 7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세입자는 치솟은 전세보증금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늘어난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추가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올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차주별 DSR이 적용되는만큼 지난해처럼 신용대출으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 대출 수요가 많지 않고 인사철인만큼 1월은 대출 비수기로 통한다"며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이전처럼 대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