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겨울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꽤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야구나 축구, 수영이나 육상 등 하계 종목들에 비하면 거리가 있습니다. 뉴스1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눈과 얼음의 축제를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안내서를 제공하려 합니다. 0.001초에 희비가 엇갈리는 찰나의 미학, 눈길을 보고 얼음결을 읽어야 완성되는 섬세한 아름다움. 동계 스포츠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2018.2.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4년 전 겨울, 평창에서 우리는 분명 스켈레톤에 열광했다. 불모지라 여겼던 썰매 종목에서 태극기가 가장 빨리 도착하는 모습에 감격했고 '아이언맨' 마스크를 쓴 늠름한 윤성빈(강원도청)에게 환호했다.

다음 올림픽 개막을 앞둔 오늘, 이제 윤성빈은 잘 안다. 하지만 여전히 스켈레톤은 모른다. 스켈레톤이 가진 매력을 4년 전보다 더욱 크게 느끼고 싶다면, '아이언맨' 마스크뿐 아니라 이 종목의 특성과 규칙을 더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스켈레톤은 1884년 스위스 장크트모리츠에서 처음 규정을 갖춘 대회가 열린 뒤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았다.


1928년과 1948년 두 차례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이후 긴 시간 올림픽에서 빠져 있다가 2002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꾸준히 올림픽의 식구가 됐다.

스켈레톤이라는 이름은 썰매에 달린 2개의 강철 손잡이가 마치 갈비뼈처럼 보인 것에 유래했다.


많은 사람들이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의 차이를 헷갈려 한다. 둘은 같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다.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3차 주행에서 질주하고 있다. (연속동작 레이어 합성) 2018.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우선 둘은 같은 경기장을 쓴다. 그래서 훈련도 함께한다. 0.001초 차이로 승부가 가려지는 빠른 스피드의 대결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2명 혹은 4명이 썰매에 탑승하는 봅슬레이와 달리, 스켈레톤은 썰매를 민 뒤 머리가 앞으로 향하게 엎드린 채로 레이스를 펼치는 차이가 있다. 반대로 머리가 뒤로 향한 채 누워 타는 종목은 루지다.


다른 썰매처럼 스켈레톤도 미세한 무게중심 변화 한 번만으로도 레이스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예민한 종목이다.

선수들은 탑승 후 어깨와 다리를 이용해 썰매를 조작, 썰매날인 러너가 얼음과 닿는 면에 변화를 줘 방향을 전환한다. 최대 시속은 150㎞이며, 중력의 5배가 넘는 압력이 가해진다. 무게가 조금만 잘못 실려도 썰매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오는 이유다.

파일럿맨과 브레이크맨 등으로 구성된 봅슬레이와 달리, 스켈레톤 썰매에는 브레이크 기능이 따로 없다는 차이가 있다.

올림픽에선 총 4회의 주행을 펼친 뒤, 합산 기록이 빠른 순서대로 순위를 가린다. 지난 평창 올림픽에선 윤성빈이 3분20초55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관중들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8.2.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언급했듯 평창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은 한국의 차지였다. 덕분에 한국 썰매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고개가 갸웃할 수 있다.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월드컵에서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을 포함한 한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스켈레톤의 종목 특성도 큰 영향을 준다. 모든 스포츠에 홈팀 어드벤티지가 있기 마련이지만, 스켈레톤은 그 특성상 트랙을 많이 타 본 선수가 더욱 유리하다.

한국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스켈레톤은 홈 트랙 이점이 특히 많은 종목이다. 우리 홈에서 했던 평창 올림픽 때 보다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홈 트랙 선수들은 원하는 때마다 편하게 연습하며 트랙의 특성과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홈팀은 대회 환경과 같은 조건으로 맞추고 대회 시간과 동일한 때에 연습을 하는데, 다른 팀들은 그럴 수 없다. 낮과 밤 등 외부 환경이 달라지면 프로파일이라 불리는 얼음 결정체도 바뀌는데, 이에 적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한 탓에 국내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베이징 현지 트랙을 타 보기 전까지 중국 선수들이 헬멧에 카메라를 달고 주행하며 찍은 비디오을 보며 대비해야 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윤성빈이 18일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실내스타트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9.9.18/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윤성빈과 정승기 등 주요 선수들의 레이스가 순조롭지는 않았다. 아울러 윤성빈은 3차 대회 출발 과정에서 큰 실수가 나오는 등 아직 최고의 컨디션을 찾지는 못한 모습이다.

고무적인 점은 15위권 밖까지 내려갔던 순위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올라온다는 점이다. 윤성빈은 지난 8일 7차 대회에서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김지수(강원도청)도 10위권 안으로 들어오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승기(카톨릭관동대)는 지난 1일 월드컵 6차 대회에서 동메달까지 획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관계자는 "시즌 초반보다는 컨디션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중국 현지에 가서 공식 훈련을 할 때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순위는 낮더라도)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성빈 역시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홈 텃세는 핑계일 뿐이다. 그보다는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하고 이겨내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설 순간만을 그리고 있다"며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2021-22 BMW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4위를 마크한 정승기.(IBSF 유튜브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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