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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정의선 현대차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근간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많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해 계열사 지분 매각·상장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0.32%) 현대글로비스(20%) 현대차(2.62%) 현대오토에버(7.33%) 현대위아(1.95%) 기아(1.74%) 등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보유한 이들 계열사 지분가치 총액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 약 3조4638억7834만원이다.
정 회장은 묵은 과제인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4%, 현대차는 기아 지분 33.9%, 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17.3% 보유하고 있다. 5대 그룹 내에선 유일하고, 정부에서도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만 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도 7.47%에 그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다양하지만 과거 시도했던 현대모비스를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직매입 등이 유력해 보인다"며 "관건은 자금 확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기아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려면 4조1791억8199만원(13일 종가 기준)이 필요하다. 여기에 상속·증여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현대건설이 크라운호텔 등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정 회장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크라운호텔의 경우 유엔사부지 복합개발 사업, 한남뉴타운 개발 등의 호재로 향후 개발 수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사업에 개인 자금을 동원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투자도 정 회장의 현금 마련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정 회장은 다음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되면 최대 4000억원을 거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는 5만7900원~7만5700원이다. 정 회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보유지분(890만3270주)의 60%(534만1962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정몽구 명예회장도 142만주를 매각해 최대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6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매각했다. 6112억원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으로 약 1조1112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는 정 회장이 사비 2491억원을 털어 매입했다. 현대차는 3736억원, 현대모비스는 2491억원, 현대글로비스는 1245억원을 들여 60%의 지분을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25~2026년께 상장한다면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얻은 자금도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매년 32%씩 성장해 2025년에는 1772억달러(20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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