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린 지 3영업일만에 4대 은행 정기예금에 2조4000억원 이상의 시중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린 지 3영업일만에 4대 은행 정기예금에 2조4000억원 이상의 시중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하자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했던 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날 기준 516조5330억원이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올린 지난 14일 직전인 전날(13일)과 비교해 2조4146억원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2차례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는 1.75%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관측도 시중 자금들이 다시 은행으로 복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1.5%로 높여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33개월)만에 인상하면서 은행들은 꾸준히 예·적금 금리를 올려왔다. 한은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7월 0.97%에서 8월 1.03%, 9월 1.17%, 10월 1.29%. 11월 1.57%로 올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0.81%)과 비교해 15개월만에 0.76%포인트 오른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이 올 3월 조기 종료되고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져 시중에 돌던 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열기는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15조5218억원에 달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추가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1.5%로 오르면 은행으로 몰리는 유동 자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가 오르다보니 정기예금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요구불예금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