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은행연합회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26일 "은행과 빅테크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선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어렵게 만드는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2022년 은행연합회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도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서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하신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한 일들이 이제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는 듯해서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자회사 간 정보 공유를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해 왔다. 그 결과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로의 전환을 지원하겠다며 은행의 경영 및 부서 업무와 업무에 대한 완화 문제와 정보 공유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합회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한 듯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우리 금융산업의 특성상 적절한 규제가 불가피한 면은 있지만 산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민간의 자율 규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합회에서 마련한 내부 통제 방안이 앞으로 우리 업계의 자율적인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 공약이 눈길을 끄는데, 은행권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대선을 앞두고 여러 후보님들의 금융 공약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지원 공약이라든지 불평등과 양극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 공약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은행 산업에 몸 담은 입장에서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은 금융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한 공약도 보다 많이 보였으면 한다.


금융산업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청년들이 희망하는 고급 일자리를 비교적 많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경영 환경과 다양한 지원 정책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 은행 업계는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비금융 서비스 융합을 통해서 '금융의 넷플릭스'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금융의 생활 서비스 진출이나 각종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가 은행 업계의 이런 노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다양한 규제 완화와 지원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반사 효과로 급증한 가계대출로 인한 이자이익과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가 주요한 요인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은행권 역시 고통 분담을 위해 사회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고 또 은행에 요구되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국민 신뢰 속에서 우리 은행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보다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하도록 체결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저희가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행과 빅테크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하는 건 뭐라고 생각하나.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어렵게 만드는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 규제'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초개인화한 상품을 개발하고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결국 데이터다. 은행도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금융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까지 확보해서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규제 체계상 은행은 빅테크에 비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기에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빅테크는 전자금융법이나 인터넷은행법 등을 통해서 금융업에 이미 진출하고 있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은 여전히 극히 제한됐다. 빅테크는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 모두를 확보하기 쉽지만 반대로 은행은 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역시 은행이 불리하다.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 등을 개선해야만 앞으로 공정한 경쟁 기반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에서는 기존 금융권에 대한 규제 완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특히 금융회사의 겸영·부수업무 완화에 대한 금융권 반응이 뜨거운데, 이후 구체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지.

▶은행의 겸영업무와 관련해서는 신탁·일임 등과 같이 각종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가상자산업도 겸영업무에 추가하는 등 은행의 소위 말하자면 종합자산관리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그동안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왔고 앞으로도 건의할 계획이다. 그리고 현재 은행의 부수업무는 여수신 등 고유업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은행권은 이러한 연관성 판단기준을 보다 좀 완화해서 플랫폼 사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비금융회사에 대한 15% 출자제한도 완화해 앞으로 은행이 본격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융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국민들께 선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기존 은행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도한 견제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또 인터넷 =은행 관련 조직을 꾸릴 생각은 없는지.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성격이 다른 전체 은행의 공동 이익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권역별 고유 업무에 관한 사항도 수행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에도 그 특수성을 고려해서 이미 최근에 신설한 디지털금융 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을 변경하기 위해서 연합회 정관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연합회 이사회 참여와 관련한 사항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이고 다른 사원은행 뿐만 아니라 주무관청 등과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은행연합회가 지난해에 기존 은행 그룹의 인터넷 전문은행 신설 필요성에 대해 금융당국의 의견을 개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반기는 방안은 아닐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결국에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 은행에 인터넷전문은행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고객 편의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제도는 일종의 '스몰라이선스'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시중은행이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이 수행하는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새로운 업무범위를 추가로 열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존 시중은행의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만으로는 디지털화에 따라 세분화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켜 주기에 비교적 쉽지 않은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은행이 타겟 고객층에게 에자일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상 별도의 조직을 설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디지털 금융 전환에 따른 은행 점포 폐쇄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 은행연합회가 은행권 자체적으로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방식 등 논의가 진전된 부분이 있다면.

▶은행의 점포 축소로 인해서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연합회에서는 TF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점포 개수가 줄어드는 추세 자체는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이미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화함에 따라 불가피한 추세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은행 서비스의 비대면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고령층도 비대면 금융환경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대면 채널 이용비중은 2019년에는 80%, 지난해 3월 기준 83% 정도로 상승했다. 창구를 이용하는 어르신 고객층 경우는 입출금이나 통장정리처럼 비교적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점포 폐쇄를 억제하기보다는 어떠한 분들이 창구를 주로 어떻게 이용하는지 파악한 후에 이에 맞는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점포 축소에 따른 고객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TF에서는 은행간 공동점포, 우체국 창구를 제휴하는 방법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지난해 중에 여러 은행이 스스로 ESG 경영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점에 대해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또 ESG 지배구조와 경영 기반을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또 기후 변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확산되면서 특히 ESG 중의 E, 친환경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러 은행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부문에 집중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모습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연합회는 금년 2월 중으로 'ESG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또 3월경에는 'SBTi기반 탄소중립 목표설정 매뉴얼'을 개발해서 은행권이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ESG경영을 보다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


-지난 1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경제금융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후 '회색코뿔소'에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은행권은 현재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에 국내 은행의 충당금 규모가 적다는 지적은 있지만 우리는 대손준비금까지 쌓고 있어서 이를 다 합치면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다. '회색코뿔소'를 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따라서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라고 생각한다. 은행권은 이제 데이터 보안이라든지 개인정보보호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나 가상자산업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5개 금융협회들과 공동으로 금융회사 내부 통제 발전 방안을 만들었으며 관련 내용을 금융당국에 건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은.

▶연합회에서는 '금융회사 내부통제 발전방안'에 기초해서 이미 '은행권 표준내부통제기준'을 지난해 개정해서 사원은행에 이미 제공했다. 이에 따라서 은행들이 이를 내규에 반영하기 위해서 검토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 내부통제 발전방안은 금융회사 자체 시행해야 할 사항이 있고, 다음으로 금융당국에 저희가 건의한 내용, 그리고 또 국회에 입법해야 할 건의사항으로 구성되는데 금융회사 자체으로 시행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법령개정 없이도 우리 은행권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구체화한다든지 내부통제 담당자간의 역할분담을 명확화한다든지, 이사회의 내부통제 활동내역을 공시 하는 등 그런 내용들을 담고 있다. 따라서 연합회에서는 이와 같은 금융회사 자체 시행사항이 은행권에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은행권 표준내부통제기준'을 개정해 사원은행에 권고했다.


-지난해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신탁, 일임 등에 대한 규제 완화 계획을 밝혔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금융위원회는 금융당국과 업계 전문가 등으로 신탁업 제도개선 TF를 작년 하반기 운영했다. 그래서 아마 금년 중 개선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TF를 통해 신탁이 고령화 시대에 유용한 종합재산관리수단이 될 수 있도록 신탁재산 범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이미 건의해 왔다. 지난해 12월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년도 업무계획에도 보니까 신탁업 제도개선 추진이 포함돼 아마 금년중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은행권은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에 대한 수요 증대를 고려해서 ISA에만 허용되고 있는 투자일임 서비스 제공 범위를 보다 다른 상품에도 확대할 필요에 대해서도 그동안 건의했다.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자산배분 및 매매가 가능하도록 투자일임업에 대한 확대가 필수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임업 확대에 대해서 꾸준히 건의할 계획이다.


-당국의 대출 규제 여파로 대환 대출 사업이 보류됐다. 언제쯤 다시 사업이 착수되는 건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긴 하지만 대환대출 사업의 재추진시기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상황 등에 따라 방법과 시기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현재로서 대환대출 플랫폼이 원활하게 구축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 은행에서 신용대출 금리를 산출할 때 거래실적 등을 반영한 자체 신용평가결과를 이용하고 있는데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면 금리산정의 기초정보가 제한되거나 부정확할 수 있어 금리산출의 정확도가 떨어져 플랫폼 이용의 실효성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판매부문이 독과점화되지 않고 경쟁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보유하고 있어서뿐만 아니라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가장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은행권의 경우에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초개인화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임기 중에 이를 최대한 개선하는데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