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왼쪽)와 아이오닉6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①현대차·기아, 세계 최대 시장 美서 승승장구
②‘제네시스 밀고 넥쏘 끌고’ 中·日 새판짜기 통할까
③현대차·기아 “덜 팔고도 많이 남겼다”


글로벌 대권역 조직개편 등을 통한 새판 짜기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반도체 수급 대란을 뚫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년보다 덜 팔았지만 더 많은 이윤을 남기며 제조업의 고질병도 고쳤다는 평가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두둑해진 실탄만큼 전동화된 모든 탈 것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맏형 현대차 ‘사상 최대 실적’ 달성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시장 선전 등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현대차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3.1% 증가한 117조610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2조3947억원)보다 178.9% 늘어난 6조6789억원을 기록해 2014년(7조5500억)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순이익은 무려 195.8% 증가한 5조6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2.3%에서 지난해 5.7%로 3.4%포인트나 확대됐다.

호실적은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선전 덕분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대비 64% 증가한 42만2000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389만대)의 10.8%로 2020년 대비 3.9%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반도체 수급 대란 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
고부가가치 모델의 판매량 확대도 현대차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른바 타이거 우즈 효과를 누린 제네시스는 2015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글로벌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은 글로벌 판매대수의 5.1%로 전년(3.4%)보다 1.7%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SUV 판매 비중이 43.0%에서 49.6%로 6.6%포인트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는 올해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를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를 더한 총 432만3000대로 수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동생 기아 실적도 사상 최대 훨훨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대비 18.1%, 145.1% 증가했다. 순이익은 4조7603억원으로 220.0%나 뛰었다. 기아 역시 지난해 매출·영업익·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의 매출 증가는 고수익 RV 및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와 믹스 개선,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서 기인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영업이익은 2020년 품질 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판매량 확대 및 믹스 개선과 이에 따른 대당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이 선순환을 이루며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77만6359대로 전년대비 6.5% 상승했다. 내수에서 53만5016대로 3.1% 감소했지만 해외에서 9.1% 뛴 224만1343대를 팔아 영업이익률 7.3% 달성을 이끌었다.


기아가 제시한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3.5% 증가한 315만대다. 국내는 전년 실적대비 5.0% 증가한 56만2000대, 해외는 15.5% 뛴 258만8000대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를 통해 그동안 쌓인 미출고 대기 물량을 빠르게 해소하겠다”며 “이를 통해 큰 폭의 판매 증가를 달성하는 동시에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기아는 EV6와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를 더욱 확대하며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전략도 속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강타한 모든 악재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정의선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반도체 쇼크 위기를 딛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신형 스포티지. /사진=기아
정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올해 보다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반도체 악재 속 실적이 곤두박질쳤다면 밑그림을 현실화하는 데 다소 조심스러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전략 실행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의 ‘라이브 스테이션’ 무대 영상을 통해 “올해는 우리 그룹이 그동안 기울여 온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며 “우수 인재가 있는 곳에 AI 연구소를 설치, 관련 분야의 역량을 집중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 확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신성장 분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과 같은 미래사업 영역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