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이자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팍스로비드 잡아라… 먹는 약 전쟁
② 한 방에 끝내자, 주사제 파고든 전통 제약사
③ 다양한 제형… 흡입형 치료제에 스프레이형도 개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첫 먹는(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지난 1월 국내 도입됐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정식으로 품목 허가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단 3종이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국내 업체인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다. 렘데시비르와 렉키로나는 정맥 주사제형이며 팍스로비드만이 먹는 치료제다.

먹는 치료제가 다른 제형의 치료제보다 더 관심을 받는 것은 편의성에 있다. 의료진 없이 환자가 집에서 손쉽게 복용하고 배송·보관도 더 용이해서다. 때문에 재택치료 중심의 오미크론 대유행 상황에서 집에서 간편하게 복용하는 먹는 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팍스로비드는 1세트(2알+1알)를 하루 2번 5일간 복용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병용금지 약물(28개 중 23개 국내 유통)도 많아 국내 처방은 저조한 현실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팍스로비드의 1인 치료 가격은 약 530달러(63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산 먹는 치료제를 학수고대하는 이유다. 바이오업계는 국산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팍스로비드보다 최대 4분의 1정도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사진=셀트리온

‘편의성’ 뛰어난 먹는 치료제, 일동제약 등 12곳 개발

국내 바이오업계는 먹는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먹는 치료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기업은 12곳이다. 일동제약, 대웅제약, 신풍제약, 제넨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엔지켐생명과학, 대원제약, 진원생명과학,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아미코젠파마, 뉴지랩테라퓨틱스다.

이 중 일동제약이 가장 발 빠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 ‘S-217622’ 공동개발 계약을 맺고 식약처로부터 임상 2/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국내 24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의 S-217622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시오노기가 수행한 1/2상에서 S-217622는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오노기가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변이를 대상으로 한 시험관 내 시험에서도 바이러스 증식 억제효과를 보여 향후 새로운 변이 환자에게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만성췌장염 치료제인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에 적용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 중증 환자 대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경증 환자 대상 임상은 3상 관련해 식약처와 협의 중이다. 중증 환자 대상 3상은 환자 모집과 투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2011년 개발을 완료한 4세대 말라리아치료제로 알테수네이트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폐 세포 보호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는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 최우선 목표는 피라맥스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완료”라며 ”비임상 및 2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코로나19 환자의 증상 악화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제넨셀도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로 임상 2·3상 중이다. 최근에는 분자결합·딥러닝을 활용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조만간 유럽과 인도에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기자간담회에서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 속도… “후보물질, 오미크론에도 효과”

후발주자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1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3월 중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가능하도록 환자수를 늘리고 2a, 2b상 통합임상을 통해 임상기간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CP-COV03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 감염 시 숙주인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작용기전이다.

현대바이오는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수행한 임상1상 결과에서 CP-COV03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CP-COV03가 생체이용률에서 기반약물인 니클로사마이드보다 5배 정도 개선됐고 안전성 관련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니클로사마이드의 약물재창출에 최대 난제였던 생체이용률 개선을 임상 단계에서 최초로 입증함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성공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생체이용률은 경구투여한 약물이 전신순환계에 들어가 생체에서 이용되는 비율을 뜻한다.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가 세포실험 단계에서 기존 항바이러스제보다 오미크론 변이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1월27일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세포실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 및 세포독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CP-COV03의 효능이 기존 코로나19와 비교했을 때 오미크론에 4배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임상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임상 2상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엔지켐생명과학이 임상 2상을 종료했고 대원제약, 진원생명과학,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아미코젠파마는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뉴지랩테라퓨틱스는 1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