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1

“올해 4월 자동차보험료로 60만원을 내야 했던 가입자들은 고작 7200원 할인 받는 거에요.” 

“적게 타면 보험료를 더 깎아주는 마일리지 특약 강화가 가입자 입장에서도 유리한데 금융당국 압박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화재가 지난 15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1.2% 인하를 결정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료(실손보험료)를 최대 16% 올린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사들이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도 올해 상반기 중 자동차보험료를 1%대 인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개인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60만~70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가입자 1인당 보험료는 평균 8000~9000원 정도 낮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2020년 1월 3%대 인상 후 2년 만이다. 인하만 놓고 보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내리면서 (현대해상도)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다”며 “삼성화재와 비슷한 폭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지만 인하폭이 너무 작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대규모 흑자를 내자 손해보험사들에 2%대의 인하를 권고했다. 


손해보험사들은 팬더믹 상황과 맞물려 손해율 악화를 걱정하며 당국의 요구에 맞섰지만, 몇 년 만의 실적 호재에 정치적 이슈까지 맞물리며 물러설 곳이 없어지자 금융당국 요구의 절반 수준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손보사의 연간 자동차 손해율 추정치는 80% 수준이다. 2020년보다 4% 떨어진 것이다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상위 4개 사 중에선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DB손보 79.6%, KB손해보험 81.5%로 가 집계됐다.


지난 1월 말까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손보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사업의 일시적인 흑자를 근거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손해보험사들의 주장이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낸 해는 2017년과 2021년뿐이다. 2018∼2020년에는 손해율 85.7∼92.9%를 기록해 2020년 1월에는 보험료가 3.3∼3.5% 인상됐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올해 정치적 이슈를 앞두고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지 않는 건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앞서 실손보험료를 인상한 것도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안 내리고 마일리지를 강화하는 것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