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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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도 붙은 EU 원전 드라이브… ‘K-택소노미’ 수정될까
(2) 커지는 전기요금 인상 압박… 해법은 원전?
(3) ‘EU 택소노미’에 원전업계 기회 될까… 눈여겨 볼 기업 어디?
(4) 탈원전 존속이냐 폐기냐… 공은 차기 정부로

유럽연합(EU)이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 시키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EU의 이번 결정으로 원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각) 원자력 발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의했다. 그린 택소노미는 특정 기술이나 산업에 사용된 에너지원이 친환경적인지 따지고 투자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때문에 기업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원자력 발전이 EU 택소노미에 포함되면서 원전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4일 “EU 집행위의 최종안은 탄소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원전을 녹색기술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도 탈원전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전 시장 확대 예상… 수혜 가능성 큰 기업은 어디?

원자력 발전이 EU택소노미에 포함되고 국내에서도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된다. 원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수주를 통해 실적을 내거나 관련 사업에 참여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이 꼽힌다. 두 기업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소형모듈원전(SMR) 설계 승인을 받은 곳으로 뉴스케일파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정성과 경제성이 뛰어나 차세대 원전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20일 국내 투자사들과 6000만달러(약 719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에는 4400만달러(약 527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나스닥 상장 예정인 뉴스케일파워는 대규모 SMR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인데 두산중공업은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갖는다. 설계와 엔지니어링, 조립과 생산도 맡는다.

삼성물산 역시 뉴스케일파워에 3000만달러(약 359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2000만달러(약 240억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서 반응로 설치와 제반 시설 건설을 담당한다.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이 투자한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발전사업자 UAMPS와 함께 오는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 SMR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며 원전 시장 확대를 대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전력기술은 2020년 해양 원전 기술 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해양 부유체 설계·제작을 맡고 한전기술이 해양용 소형 원전 ‘BANDI-60’ 관련 기술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양 소형 원전이 제작될 경우 양사 모두 관련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한수원, 해외 원전 사업 박차

원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EU 택소노미 결정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수원이 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집트 엘다바 위치.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전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는 현대엔지니어링도 EU 택소노미 수혜 가능성이 높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미국 소형모듈원전 전문기업 USNC로부터 초소형모듈원자로(MMR)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는 올해 캐나다 초크리버원자력연구소 부지에 MMR 실증 플랜트를 건설하고 오는 2025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4세대 원자로 중 가장 앞섰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해외 원전사업에 뛰어든다. 한수원은 러시아 원전 기업 JSC ASE가 건설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4곳에 터빈 건물 등을 짓는 사업 체결을 위한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수원과 JSC ASE는 이번 달까지 가격과 계약 주요 조건에 대해 협상을 마친 후 오는 4월 말까지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계약 체결 시 현대건설·두산중공업이 시공을 맡고 한국 기업들이 기자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사는 오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한수원은 이번 엘다바 사업과 함께 체코·폴란드 등 해외 원전사업 참여를 노린다. 체코는 두코바니에 1200㎿(메가와트) 이하급 원전 1기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뒤 한국·미국·프랑스를 대상으로 안보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원전 6기를 지을 계획인 폴란드도 한국·미국·프랑스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 1분기 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킨 EU 결정은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해외 원전 수주가 활발해지면 관련 사업에 참여 및 투자한 기업들이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