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움직임이 일자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당국 수장들이 비상대응을 주문했다. 사진은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이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움직임이 일자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당국 수장들이 비상대응을 주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이번 사태의 진행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소식이 보도된 직후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5% 하락한 2706.79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70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소폭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6원 오른 1192.7원에 거래됐다.


고승범 위원장도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에 참석해 금융위 간부들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금융시장 동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고승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면서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오후 들어 증시 변동성이 다소 축소되는 등 아직까지는 큰 충격으로 파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지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매일 장 시작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오늘 밤 휴일 이후 개장하는 미국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금감원·거래소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밀도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전날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 간 외교·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해 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찬우 수석부원장은 "러시아에 대한 주요국의 금융·수출 관련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석유 등 원자재 가격급등·교역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결합해 금융시장의 신용·유동성경색 위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외국인 투자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관련 리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요인들과 결합해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협조해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