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또 새 역사를 썼다.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 참석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로이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SAG) 시상식에서 3관왕(남녀 연기상·스턴트앙상블)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드라마가 SAG 수상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기생충’이 앙상블상을 2021년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지만 TV드라마 부문으로는 처음이며 특히 이정재가 수상한 남우주연상도 한국 배우 최초라는 기록을 가지게 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모니카 바커 행어 이벤트홀에서 열린 제28회 SAG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각각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주인공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제레미 스트롱·키에란 컬킨,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무대에 오른 이정재는 “오 세상에”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뒤 “너무 큰 일이 내게 벌어졌다. (수상 소감을) 많이 써왔는데 읽지를 못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징어게임’을 사랑해주신 세계 관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이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로이터

‘오징어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정호연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눈물을 보였다. 정호연은 “정말 감사드린다. TV와 스크린을 통해 많은 배우들을 관객으로서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면서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호연은 ‘더 모닝 쇼’의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 ‘더 핸드메이즈 테일’의 엘리자베스 모스, ‘석세션’의 세라 스누크와 TV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두고 경합했다. 이날 정호연은 루이비통 드레스에 한국의 멋을 표현하기 위해 같은 천으로 만든 댕기머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징어 게임’은 시상식에 앞서 발표한 TV 드라마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에도 선정됐다. 다만 최고 영예상인 TV 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수상은 불발됐다. 앙상블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SAG는 미국 배우 회원들이 동료 배우의 연기력을 인정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영화 부문 연기상을 받은 배우는 할리우드 최고 영예인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는 경우가 많아 ‘미리 보는 오스카’로 평가받는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서 TV드라마 부문 앙상블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이정재), 여우주연상(정호연)을 수상했다. /사진=로이터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17일 공개된 직후부터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며 신드롬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넷플릭스가 내놓은 모든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을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 흥행 1위 자리를 지켰다. OTT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53일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흥행 순위 최상단에 자리했다. ‘오징어 게임’은 9월23일부터 11월7일까지 연속 1위를 달렸고, 이후 11월10~13일, 11월17~19일 정상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12월 미국 독립 영화 시상식 중 하나인 고섬 어워즈에서 ‘40분 이상의 획기적 시리즈’로 호명되며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같은 달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올해의 몰아볼 만한 쇼’ 수상작으로 뽑혔다.

지난달에는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원로배우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 ‘미나리’가 비영어권 작품으로 분류돼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던 배우상을 거머쥐며 월드스타에 합류했다. 다음 달 열리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도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상,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올해 9월 열리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에도 도전한다.

한국의 영화와 시리즈들이 계속해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또 어떤 새롭고 참신한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