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노동조합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이달 중 마무리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사진=KDB생명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KDB생명 경영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없고 주요 의사결정은 적격심사 통과 후 새로운 경영진이 취임한 이후로 미루고 있다. 긴급한 현안에 대해서도 인수 예정자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어 영업, 투자, 상품개발 등 모든 경영활동이 중단됐다.” 

존폐 기로에 선 KDB생명 노동조합이 결국 집단행동에 나섰다. 탄원서 작성부터 시위와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KDB생명 경영 정상화,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각오다.


KDB생명 노조는 3일 오후 2시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회에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루 속히 마무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KDB생명노조는 금융위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회사의 모든 경영활동이 중단돼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020년 12월 KDB생명을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지난해 6월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 심사를 신청했지만 심사는 8개월간 지연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의 규모를 보여주는 월납초회보험료는 2020년 232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으로 약 42억원 감소했다.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184%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전 생명보험사 중 가장 열악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200여명의 전속보험설계사와 60명에 육박하는 직원이 KDB생명을 떠났다. 

KDB생명노조는 "금융위원회는 하루 빨리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해 KDB생명 고객과 전속FC(보험설계사), 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라"며 "만일 이 달 중 승인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사무금융노조 조합원들은 KDB생명지부 동지들과 함께 생존을 위해 모든 책임이 금융위원회에 있음을 알리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일정이 미뤄지는 데에는 금융당국의 JC파트너스 경영 능력과 자본조달 역량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가장 크다. 

금융당국은 JC파트너스와 KDB생명에 자료보완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자료보완이 있으면 해당 기간을 심사 일수에서 제외한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인수·합병 구조와 자금 조달 방안, 약 10년의 경영계획 등은 물론 금융관련 법령과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등 다양한 항목을 들여다본다. 

인수 후보가 일정 요건을 갖췄더라도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대주주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 시점도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KDB생명의 누적 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9.4% 감소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188.76%로 전년동기 대비 13.37%포인트 떨어졌다. 

KDB생명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칸서스자산운용이 지난달 법원에 주식매매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계약 시한이었던 2021년 12월 30일을 넘긴 만큼 계약 효력이 상실됐다는 게 가처분 신청의 골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칸서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주식매매계약은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