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NPC) 13기 5차 연례회의가 5일 개막한 가운데, 리커창 총리가 업무보고를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이 올해 업무보고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경제 협력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주목된다.

한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들과의 경협 내용이 빠진 것은 3년 만으로 미중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한·미·일·EU와의 경협 또는 무역 협상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대신 "우리는 더 많은 국가와 지역과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SMP는 "(중국이)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는 쇠퇴했고 EU와의 포괄적인 투자협정은 인권탄압과 제재 등으로 진척이 없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래 미국과의 무역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팡중잉 중국 해양대학교 교수도 중국의 이번 업무보고와 관련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중국이 미국·EU와의 이견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도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한국이나 미국 등과 협력하기 어렵다는 정세의 반영"이라며 "국제정세는 당분간 협력으로 가기보다는 대결과 경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특히 중국은 이번에 국방예산을 약 7% 늘렸다"며 "이는 대결구도로 간다는 문제 인식이 내재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1조4504억5000만위안(약 279조원)으로 보고했다. 이는 작년 대비 7.1% 늘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경제난에도 국방예산을 늘린 것은 결국 미중패권 경쟁,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밖에 중국이 한·미·일·EU와의 경협 등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고착화의 영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일부 주장도 제기된다.

아울러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외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이 주도해 결성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비(非) 아세안 5개국이 참여한다. 이는 한중일 3국이 하나의 FTA 체제 아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주창한 유라시아 광역경제권 구상으로서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경제벨트 '일대'와 중국~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연결되는 해상 경제벨트 '일로'를 합한 개념이다.

이는 사실상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아시아 회귀' 정책 등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책이 본격화 되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 된 후 본격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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