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백내장 과잉 진료 등을 유도하는 안과 병원 11곳을 보건당국에 신고한다./그래픽=뉴스1

#. 최근 눈이 침침해 안과를 방문한 30대 전문직 H씨는 상담실장으로부터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다. 

백내장 수술까지는 과하다고 생각한 H씨가 거절하자 상담실장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을 활용하면 거의 무료로 치료가 가능하고 오히려 병원비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상한 낌새를 챈 H씨는 상담실장에게 양해를 구한 후 병원을 나선다. 


최근 의료인이 아닌 전문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등을 상대로 백내장 수술을 권유, 큰 수입을 올리는 안과 병원이 문제되고 있다. 

이에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해당 병원들 중 11곳을 적발해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도 조만간 의료법 위반 사안 등을 발견해 보건당국에 신고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코디네이터·행정직원 등을 통해 진료 상담·검사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부산 소재 안과병원 11개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안과 시기를 최종확정해 신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들은 상담실장 등으로 불리는 '코디네이터'가 1차적으로 환자의 진료 관련 상담을 실시하고 2차로 증상 등을 확인하는 검사까지 하고 난 뒤 의사를 통해 백내장 수술을 시행했다. 


코디네이터는 병원 중간 관리자 성격으로 행정업무의 기획·관리·개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민간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의료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따라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환자 예약과 관리 등 비의료행위에 국한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시술이 수익사업화 되다보니 전문 브로커를 활용해 환자를 유치하고, 일정 비용을 리베이트로 브로커에 지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병원 내에서는 코디네이터를 두고 실손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진료비를 끼워 맞춘다. 모두 환자를 영리 추구의 목적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70만2621건, 백내장 관련 보험금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만 5522억 원이 지급됐다. 연간 기준으론 1조1528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는 이들 안과가 백내장이 심각하지 않거나 아예 백내장이 아니어도 ‘허위진단’으로 수술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불필요한 백내장 수술은 환자에게 건강상 불이익을 주며 심각한 부작용으로 해를 끼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