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다고 너무 쉽게 보험 설계사를 뽑지 않았으면 좋겠다. 채용해서 인원을 늘려도 대다수가 금방 그만둬버리고 가입자들 불만 처리는 결국 남은 설계사들의 몫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의 하소연이다.

일부 보험사와 GA들의 무분별한 설계사 채용과 실적 중심 영업이 보험 상품 신뢰도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묵묵히 한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보험설계사들은 이직이 빈번한 소위 철새 설계사들 때문에 도매급으로 비난받는 게 억울하다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기자가 곱씹어 보니 설계사를 하라고 권유를 받았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설계사를 하고 싶은데 보험사에서 안 받아 줬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보험설계사의 진입 벽이 낮다는 얘기다. 여기에서 고아계약, 철새설계사가 계속해서 양산되는 이유도 찾을 수 있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중소 GA 설계사들의 대규모 대형 GA 이직 등으로 인한 고아계약이 다시 회자된다. 고아계약이란 보험 계약을 모집한 보험설계사가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계약을 말한다. 해당 계약자를 고아고객 또는 미아고객이라고 부른다. 


보험사들은 고아계약이 발생하면 설계사 돌려막기를 한다. 다른 담당 설계사를 배정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아계약을 대부분 관리보다는 추가 보험 가입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설계사가 보장을 다시 설명해 주는 등 관리를 해주겠다고 연락한 후 상담을 통해 보험에 추가 가입시키는 식이다. 결국 피해는 보험 가입자의 몫이다. 


고아계약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바로 무분별한 보험설계사 채용이다. 보험사나 GA는 여전히 기존 설계사 교육을 강화하기 보다 신입사원을 많이 뽑은 뒤 지인·친척 등을 활용해 계약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 실적 개선에 열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기존 고객의 계약을 깨고 새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일도 다반사다. 실적에 집착하다보니 불완전판매와 같은 부작용도 적지 않다. 

심지어 설계사의 다양한 금전 지원을 미끼로 이직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설계사가 3명 이상 동시 입사할 경우 하나의 팀으로 인정하고 1년간 팀 실적에 따라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설계사를 빼내 온 직원에게 퇴직할 때까지 매달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보험사들의 무분별한 설계사 영입은 장기적으로는 분명 손해다. 잦은 설계사 이직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민원 증가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수십년 이어진 해묵은 과제가 다시 회자되는 것이 안타깝다. 해법은 발상의 전환에 있다. 보험사들은 설계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실적을 올리는 직원’에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전문가’로 바꿔 엄격한 기준으로 설계사를 채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결국 고객 만족도를 높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