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각종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윤 당선인은 모빌리티 산업 혁신과 신해양강국 도약, 개인 투자자 보호책 관련 공약을 내놔 자동차·해운·자본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게임·제약업계 숙원인 대규모 유통시설 규제 완화, P2E(놀 면서 돈벌기·Play to earn) 게임 허용,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 도입도 주장했다.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은 부동산 정책과 금융감독체계 역시 수술대에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을 진단하고 업종별 영향을 분석해본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車·부품 대전환 ‘친환경차·규제 해소·인력’ 방점
②항공업계 “국제선 입국자 ‘격리 완화’ 절실”
③‘해운 재건’ 위한 K-해운 정책은
자동차업계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미래차 전환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가 진정한 스마트카 시대를 주도하려면 법적 규제부터 인력, 기술 개발 지원 확대까지 모든 요소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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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주도권 열쇠는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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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안성휴게소 서울 방향에 설치된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가 전기차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당선인의 자동차산업 공약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미래차 인력, 규제 폐지에 방점이 찍힌다.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미래차산업 선두로 도약하려면 앞으로의 5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빨라진 완성차업계의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에 맞춰 중소 부품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요구된다. 친환경차 비중은 2030년 전체 운행 차의 약 33%로 확대될 예정인데, 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의 조사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부품 3만여개 중 1만9000여개 정도만 전기차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내연기관차 전속 부품기업 900여 곳, 고용 3만5000여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는 기업당 7000만원을 지원해 부품사들의 미래차 전환을 돕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부품회사 한 곳의 전기차 부품 개발 비용은 약 100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로부터 하청을 받는 중소 부품사는 연구개발 투자 여력 조차도 없다. 중소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관련 부속품들은 일본, 독일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우리도 선행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100원 벌면 2원가량 남기는 빠듯한 수익 구조여서 쉽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를 위한 인재 육성도 새 정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장치부품에는 많은 양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소프트웨어로 구동된다. 완전자율주행이 본격화하면 소프트웨어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간 소프트웨어 경쟁도 202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고 있지만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기술력을 따라잡으려면 각종 규제 해소가 요구된다. 특히 기술 개발을 위한 각종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이 크다.
자동차 업계는 현재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전송요구권과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거부 등 대응권이 포함된 개인정보보호법 전면 개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길 바란다.
소프트웨어무선 업데이트(OTA)도 장소 제약 없이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의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지만 자동차관리법상 OTA는 정비업무로 분류돼 정비소 등 정해진 장소에서만 할 수 있다.
2020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 샌드박스에 OTA가 추가되면서 특례 승인을 거친 업체들에 한해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대차·기아·르노삼성 등이 임시 허가를 받았다.
관련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미국은 차 소프트웨어 인력이 약 2만8000명이 달하지만 한국은 1000명에도 못 미친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차 소프트웨어 기술은 한국이 최하위”라며 “정부 차원의 인력 양성 지원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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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 해소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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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쟁국인 독일은 레벨4 자율주행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일본 역시 올해 자율주행 상시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행법상 한국은 운전석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불법이다. 국내 완성차업계가 해외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경쟁국에 비해 관련 기술이 뒤처져 있어 새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자율규행 관련 법안을 단행법률로 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자율주행자동차특별법안 제정에 대한 논점들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민법·제조물책임법·도로교통법 등으로 규제되고 있다.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사진=뉴스1
전기차 보급만큼 인프라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3만1443대인데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약 10만개다. 전기차 2대당 충전기 1기를 이용하는 셈이지만 지역별로 다른 등록 전기차 수와 충전 시간을 고려하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현 정부는 충전기 설치 비용의 최대 50%를 지원했으나 수익이 변변찮아 주유소 사업자들이 충전기 구매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 이격 거리도 충전기 보급 확대를 막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인데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기존 주유기에서 1m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
전기차 충전설비의 분전반은 고정주유설비에서 6m, 전용탱크 주입구 중심선에서 4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도심의 주유소는 부지가 넓지 않다 보니 주유소 사업자들이 충전기를 설치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100킬로와트(㎾)급 충전기 1기는 약 4000만원인데 수익을 내려면 수년이 필요하다”며 “전기차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충전기 구매지원 확대가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