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일 서울 중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TF 사무실에 첫 출근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자신을 '매파'(통화긴축 선호)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나누는 것은 적철지 않다고 강조한 가운데 그가 비둘기파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부평태영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여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줄거나 (기준금리가 미국이 한국보다 더 높아져) 역전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도 무리하게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 읽고 있다.

그는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면 자본 유출이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이 많은데 금리격차가 생긴다고 해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금리뿐만 아니라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하는 기대심리와 경제 전체의 펀더멘털 변화 등 여러 변수에 달려있어 반드시 자본 유출이 금방 일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격차가 너무 크게 나면 바람직하지 않지만 미국이 경제 성장률이 높고 물가도 굉장히 높아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이에 (한국과) 금리 격차가 줄거나 역전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자는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된 이후에도 가장 먼저 경기 하방을 우려했다.


이창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다운사이드(경기하방) 리스크로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중국 등 다른 나라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마나 둔화될 등을 언급하면서 이 리스크가 있으면 정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제안이 있었는데 이 세 가지 리스크가 모두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는 경기 하방리스크가 현실화되면 통화정책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이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이창용 후보자는 "IMF 보고서는 하방리스크가 실현됐을 때 경기에 주는 영향이 물가보다 훨씬 더 예상 밖으로 커졌을 때 한국은 재정도 건전한 편이고 금리를 미리 올렸기 때문에 부양정책을 할 여력이 있다라는 뜻"이라고설명했다.


이는 이 후보자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진단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금통위원들과 함께 지금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다 현실화됐으니 그 현실화된 것이 성장에 더 영향을 많이 미치는지 물가에 더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서 방향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