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담동의 한 렌터카 업체 차고지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안사고 빌린다”… 렌터카 누적 등록대수 100만대
②내 차 출고지연 이유가 렌터카의 싹쓸이?
③친환경차 의무 구매제는 못 지킨다고?

반도체난이 장기화하자 렌터카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렌탈료만 지불하면 신차를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법인이 아닌 ‘개인’이 핵심 고객으로 급부상했다. 업체들은 주행거리 만큼만 요금을 내는 상품이나 홈쇼핑 채널을 활용하는 등 개인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렌터카업계가 선제적으로 대규모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아우성도 나오고 있다. 

불붙은 장기 렌터카족 모시기

롯데렌탈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가대수는 24만3010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8년(20만6095대)보다 3만6915대 증가했다. 지난해 차 렌탈사업 영업수익은 1조5564억원으로 2018년 대비 21% 상승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SK렌터카의 인가대수는 20만9103대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40%를 웃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렌터카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신차 계약 후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투싼,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은 장기렌터카로 계약하면 즉시 받을 수 있다. 

렌터카 시장 성장은 신차 장기렌터카가 이끌고 있다. 장기렌터카는 2~5년 동안 신차를 내 차처럼 대여하는 것이다. 지난해 롯데렌터카의 장기렌터카 수주 대수는 6만4000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SK렌터카의 경우 지난해 렌털사업 매출 7537억원 가운데 70%가 장기렌터카에서 발생했다.

눈에 띄는 변화도 생겼다. 신규 계약자 가운데 개인 고객이 법인보다 적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렌탈의 장기렌터카 개인 비중은 2019년 38%에서 지난해 42%로 상승했다. 장기렌탈 계약기간은 4년, 5년으로 늘었다. 

3년 계약을 맺는 법인 고객과 비교해 렌탈 기간이 긴 셈이다. 그동안 렌터카시장의 주요 고객은 법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차를 소유가 아닌 이용의 개념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이 렌터카를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단기렌트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관광 수요가 커지며 높은 예약율을 나타내고 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제주지역 렌터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2월까지 고급 수입차를 제외하고 완판됐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 특판팀 전화 ‘불티’

/사진=SK렌터카
렌터카업계는 선제적으로 신차 대량 구매에 나서며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완성차 제조사의 특판팀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다. 여러 차종을 100~1000대씩 주문한다. 신차를 대량 주문하면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할인을 받아 렌탈료를 낮출 수 있다. 색상·등급·옵션에 따라 1년 혹은 그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은 일반 소비자와 동일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렌터카업계의 대량 발주에 대해 불만을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반도체난으로 출고가 지연되는 마당에 대기업 렌터카사의 대규모 계약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차례가 뒤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 렌터카기업이 특정 모델을 30대 주문했다면 계약 대기 순번으로 1~30번을 받는다. 그 뒤에 계약한 소비자는 앞의 30대 물량이 출고돼야 차례가 돌아온다.

렌터카업계는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렌탈은 법인고객 전용 종합 렌탈 솔루션인 ‘롯데렌탈 비즈니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장기렌터카에 기업에서 필요한 사무기기나 건설장비 등을 묶어 판매하는 서비스다. 개인고객을 위해선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한다. 

롯데렌탈은 24시간 비대면으로 대여하고 반납하는 ‘스마트 키박스’ 서비스를 실시한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배송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SK렌터카는 주행거리 만큼만 요금을 내는 ‘타고페이’로 개인 고객 모시기에 나선다. 주행거리가 짧은 개인 고객들의 요구에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렌터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법인차량의 대여 및 차량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에선 차박 전용 단기렌털 상품도 마련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도 손을 잡았다. 롯데렌터카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렌터카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전기차 특화 서비스 및 사업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