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린다. 사진은 지난 1일 이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사진=뉴스1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후보자가 오늘(19일) 인사검증대에 선다. 전세계 각국이 고물가 몸살을 앓으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 발언이 주목된다. 특히 다음달 출범하는 새정부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완화 등 가계대출 정책에 어떠한 입장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기재위 전체회의장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 후보자를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4%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미국의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만큼 이번 인사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방향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물가 상승세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수흥(더불어민주당·전북 익산시갑)의원의 질의에 이 후보자는 서면 답변을 통해 "한은은 지난해 8월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선제적으로 정책을 운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늦게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처럼 한 번에 0.25%포인트 이상의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성장 흐름과 금융불균형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의 향후 전개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나 속도 등을 예단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기조와 관련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금융불균형 위험을 기조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LTV 완화에 대한 이 후보자의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주상영 한은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은 지난 14일 "새 정부가 새해 첫 주택구입자 등에 대해 LTV를 조정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금융 정책은 미시적 차원의 지원정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대행은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위해 완화 정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현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난다거나 엇박자라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같은 날 "대출 완화정책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미시적 대출 완화정책이 확대돼 국민경제 전체 대출 규모, 특히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영향을 주게 되면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LTV 완화 조치는 그 본래의 취지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LTV를 80%까지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1960년생인 이 후보자는 1984년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 1989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2004년엔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맡았고 2007년엔 이명박(MB)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MB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8∼2009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뒤 2011년부터 3년간 ADB(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201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IMF 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한국은행법 33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이르면 이주 안에 문 대통령이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총재 임기는 4년,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