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지를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지금 인기는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인상 시그널을 줘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정책이 지금까지는 맞다고 생각한다"며 "갑자기 경기 속도가 크게 둔화되면 그때 그때 조율을 해야 하지만 지금 물가 상승의 심리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기는 없더라도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올라가지 않는 데 전념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물가 상승이 앞으로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때문에 저희들한테 주어진 업무는 당연히 물가 관리를 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지금의 물가 상승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든지 그 이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전 세계로 풀려나간 유동성이 미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드디어 오기 시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이번 4월 금통위 결정에선 성장보다는 물가가 우려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다"며 "향후 금리가 계속 올라갈지는 성장과 물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5월 7월 (금통위) 결정은 그때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 성장과 물가의 양자를 잘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5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는 것이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지적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추경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별적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양이 얼마가 될지는 아직 정부로부터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판단해야 되는데 만일 그 총량이 굉장히 커서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되면 당연히 정책당국과 얘기를 해서 물가에 대한 영향을 어떻게 조절할지 한국은행도 관여를 해야 된다"고 피력했다.

미국 빅스텝 밟는데… "조심스럽게 속도 봐야"

다음달 미국이 빅스텝(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지금 미국의 상황은 한국과 비교해 물가 상승률이 2배 이상 높은 상황이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4% 중반으로 예상되고 있어 미국은 금리를 빠르게 올릴 여지가 있다"며 "한국은 물가가 4%로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이 미국만큼 견실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조심스럽게 속도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즉 금리 역전 가능성이 현실화돼 생기는 부작용은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이를 감내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자의 생각이다. 그는 "금리가 역전됐을 때 자본 유출이 될 수 있는 걱정이 많은데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괜찮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환율이 절하(원화 약세)돼서 그게 물가 압력으로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격차를 너무 크지 않게 하면서도 전세계 경제 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미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를 두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관련돼 있고 청년층 등 소득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건 중요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구조적인 면, 재정적인 면, 취약계층을 어떻게 할지 등의 종합적인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가 1~2년 사이 증가한 게 아니라 7~8년째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위험 요인이 됐다"며 "정부의 재정지출도 많이 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사실 그동안 못 쓴 소비들이 갑자기 올라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도 있어 금리 인상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미국처럼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게 되면 취약계층 등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LTV 80% 확대 등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그는 "물가 상승의 압력이 크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열석발언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은 독립성과 교류를 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열석발언권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