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BNPL(후불결제) 시장에 공세를 펼치는 가운에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상 BNPL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카드사 역시 신사업 발굴, 결제서비스 확대를 위해 잰걸음에 나서는 모습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빅테크가 BNPL(후불결제) 시장에 공세를 펼치는 가운에 신한카드, KB국민카드가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상 BNPL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카드사 역시 신사업 발굴, 결제서비스 확대를 위해 잰걸음에 나서는 모습이다.

BNPL은 '선결제 후지불' 서비스로 일종의 '온라인 외상결제'를 의미한다. 가맹점은 BNPL사에게 판매대금을 선지급 받고 고객은 해당 금액을 무이자로 일정 간격 나눠서 납부하는 구조다.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결제 한도 부여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신용카드는 신용점수, 소득 등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소비자별 결제 한도를 부여하지만 BNPL은 비금융정보 등을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를 중심으로 한도를 산정한다. 때문에 BNPL은 금융정보가 부족한 '씬파일러'를 주요 고객군으로 삼는다.

BNPL시장에 가장 발 빠르게 뛰어든 카드사는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의 사내벤처팀 '하프하프'는 다날과 BNPL 서비스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KB국민카드의 '하프하프' 팀은 이번 제휴를 통해 KB국민카드의 신용평가 및 채권관리 노하우와 '다날'의 통합 결제 관련 디지털 인프라를 융합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MZ세대에게 새로운 BNPL 결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는 먼저 비금융정보 기반의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한 뒤 올해 3분기 BNPL 결제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용정보만으로 금융 이용이 어려운 씬파일러의 소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결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역시 최근 '크레파스솔루션'과 함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했다. 양사는 이번 맞손으로 신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BNPL사에게 실질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BNPL시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에 이어 최근 토스가 뛰어들면서 '빅테크 텃밭'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 국내 빅테크 중 가장 먼저 후불결제 서비스를 선보였고 카카오페이는 '후불형 모바일 교통카드' 서비스를 올해 초 출시했다. 토스 역시 최근 BNPL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대세 결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카드 발급 대신 쉽고 간단하게 소액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가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BNPL 업체 '에프터페이'의 이용 고객의 연령대 비중은 밀레니얼 세대(48%), Z세대(25%), X세대(21%), 베이비부머(6%) 등 MZ 세대 이용률이 73%에 달했다. 때문에 BNPL서비스를 선보이는 금융사는 젊은층의 요구를 충족시켜 MZ세대의 유입을 확대하고 이탈을 막는 '락인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온라인을 통한 명품, 전자기기 등 고가 제품 구입이 늘어나면서 체크카드로 전액 결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MZ세대는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가능한 BNPL를 이용한다"며 "신용카드는 이자, 수수료, 연회비 등의 불필요한 비용을 부가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BNPL은 거래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BNPL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1조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후불결제 시장이 해외처럼 급성장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신용시장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용자의 신용한도와 연체 여부를 알 수 없고 소비자의 채무상환능력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고 연구원은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에는 해외 BNPL서비스의 핵심인 분할 납부 기능이 없고 금액이 소액(30만원)이라 아직은 해외와 같은 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후불결제의 잠재적 위험 가능성 인식에 따라 소비자 보호 중심의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