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각) 그룹 방탄소년단이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브리핑룸을 찾아 발언했다. /영상=뉴스1
백악관 브리핑실은 평소 무겁고 진지한 문답이 오가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방탄소년단의 등장에 색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BTS)은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BTS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과 함께 기자실 문을 열고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등장할 때만 해도 기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BTS 멤버들이 한 명씩 발언을 시작하자 대다수 기자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브리핑룸 뒤편에 배치된 사진 및 카메라 기자들은 "폰 다운(Phone Down·휴대전화를 내려라)"을 연이어 외쳤다. 촬영 구도에 방해를 받으므로 휴대전화를 내려달라는 다급한 호소였지만 상당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BTS 담기'에 열을 올렸다.
31일(현지시각) 그룹 방탄소년단이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브리핑룸을 찾아 발언했다. /사진=로이터
31일(현지시각) 그룹 방탄소년단이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기 전 브리핑룸을 찾아 발언했다. /사진=로이터


백악관은 유튜브 채널로 브리핑을 생중계하는데 BTS 팬이 대거 몰린 탓에 한때 동시 접속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영상 조회수는 4시간 만에 180만회를 넘겼다. 브리핑 시작 전인 오후 2시20분쯤 9만명을 넘기고 예고된 시간인 30분쯤에는 17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백악관 바깥에도 200명이 넘는 BTS 팬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철제 펜스를 사이에 둔 채 BTS를 외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BTS 상징색인 보라색 마스크와 두건을 착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BTS 멤버들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다. 이런 일의 근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를 빌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음악을 사랑하는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가진 '아미'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신기하다"고 했다.

또 "이 모든 것을 연결해주는 음악은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