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만 1조3302억원 줄었다. 이는 5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해 들어서만 가계대출이 8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외벽에 신용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사진=뉴스1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만 1조3302억원 줄었다. 이는 5개월 연속 감소세로 올해 들어서만 가계대출이 8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치솟아 주식과 암호화폐 등 '빚투'(빚내서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이 빚 상환에 나선데다 이자부담을 우려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주택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19%(1조3302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가계대출 감소액은 1월 1조3634억원, 2월 1조7522억원, 3월 2조7436억원, 4월 8020억원, 5월 1조3302억원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들어 가계대출 감소액은 7조991억원에 이른다.

5월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이었다.


특히 올 3월과 4월 증가세를 지속했던 주담대는 5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의 5월말 주담대 잔액은 506조6723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1%(5245억원) 줄었다.

5월말 이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7993억원으로 전월대비 0.5%(661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대출 감소폭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1조5766억원, 올 1월 2조5151억원, 2월 1조1846억원, 3월 2조4579억원, 4월 9390억원, 5월 66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신용대출 감소액만 7조7579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반면 전세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의 지난 5월말 전세대출 잔액은 132조4582억원으로 전월말대비 0.4%(5851억원) 늘었다.

"금리 무서워 대출 갚는다"

이처럼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올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데에는 대출금리 상승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를 두달 연속 인상한 것은 2007년 7, 8월 이후 14년 9개월만이다.

기준금리 상승이 대출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이자부담이 커진 점이 가계대출 규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4.05%를 기록하며 4% 선을 뚫었다. 8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5.46%에서 0.16%포인트 오른 5.62%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6월(5.62%)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오른 3.90%를 나타냈다.

여기에 올 1월부터 금융권에서 2억원 넘게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DSR 규제가 적용된 점도 가계대출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 DSR 규제는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로 대출자가 1년동안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넘지 못한다.

올 7월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한 대출자로 DSR 규제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가계대출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가 5%를 넘으면서 대출자들이 신용대출 상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