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주요 3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주요 3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 줄었다가 올 4월 다시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올 5월 출범한 새 정부는 가계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간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의 GDP(국내총샌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세계 36개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은 빚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IIF의 조사 대상국 중 가계부채가 GDP를 넘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다만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분기 105.0%에서 104.3%로 0.7%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하락폭은 영국(7.2%포인트), 미국(4.7%포인트), 일본(4.6%포인트), 유로지역(2.9%포인트) 등과 비교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기업의 경제규모 대비 부채 증가 속도도 한국이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116.8%로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7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경제규모를 계속 웃도는 데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금리까지 오르면 가계 부실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금융비용이 증가한 대출자들은 소비 등 지줄을 줄여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동원하며 고강도 규제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2000억원), 올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 3월(-1조원)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하다 올 4월에는 1조2000억원 늘면서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가계부채 규모가 GDP를 상회하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21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가계와 정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경제성장에 쓸 수 있는 재정 여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채의 지속적인 확대가 자칫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경험으로부터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은행으로서 부채 문제 연착륙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