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재무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재무건전성 위험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를 활용하기로 했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가 보험업계 전체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제도개선을 통해 보험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자본건전성 위기 해소를 위해 마련한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를 2분기 회계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사들이 재무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건의한 사항들을 수용한 것이다.

앞서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 4월 20여 명의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시장 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보험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사장단은 일시적으로 악화한 RBC 비율로 인한 제재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건전성 규제를 유예해 달라고 건의했다.

LAT은 보험사에 대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다.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금리확정형 유·무배당, 금리 연동형 유·무배당, 변액 등 5개로 구분해 현재 시점의 금리와 손해율, 유지율 등을 바탕으로 반기마다 이를 시가 평가한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IFRS17과 K-ICS의 프리뷰 성격으로, 금융당국은 LAT에서 순 결손이 발생할 때 결손액을 자본계정 내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 LAT 잉여금의 40~6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요구한 채권 계정 재분류도 수용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은 채권 계정 재분류는 최근 3년 사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채권을 다시 만기보유증권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매도가능증권은 시장가치로 평가돼 금리하락 시에는 채권가격 상승으로 RBC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금리상승 시에는 반대로 작용한다.

매도가능증권으로 평가한 채권을 재분류하기 위해서는 3년을 기다려야 한다. 다만 이 방식에는 보험사가 재분류 여부를 직접 선택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대부분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DGB생명은 84.5%로 법상 규제 한도인 100%를 하회했으며 농협생명은 131.5%로 지난해 말보다 79%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122.8%)과 DB생명(139.14%), 흥국화재(146.65%) 등도 150%를 밑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재무 압박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금융당국이 매우 긍정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