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에 오른 '생계비'… 내년 최저임금 반영될까
[머니S리포트 ? 최저임금 딜레마] ② "다양한 가구 고려해야" vs "취지 어긋" 노동·경영계 시각 차이 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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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저임금을 대대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과 동결 수준의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경영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어서다. 올해는 치솟은 물가 상승 영향으로 양측의 대립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심의 기준인 생계비와 경영계의 숙원 사안인 업종별 차등적용 또한 노사의 대립각을 확대하고 있다. 최저임금 논의가 기한 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①치솟는 물가… 경영계 vs 노동계, 최저임금 갈등 더 커진다
②도마에 오른 '생계비'… 내년 최저임금 반영될까
③뜨거운 감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실현 가능성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가구원 생계비를 포함 시키는 것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가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현실 반영을 위해 적정 생계비를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구원의 생계를 고려하는 것은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반박한다.
법적 최저임금 기준 '생계비'… 현실선 뒤로 미뤄져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제도의 목적은 근로자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목표 실현을 위해 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으로 규정한다.최저임금 결정 시 근로자의 생계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있으나 현실에서는 법적 기준 대신 거시경제지표를 주요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사용한다. 지난해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5.1%)은 경제성장률(4.0%)+소비자물가상승률(1.8%)-취업자증가율(0.7%)로 산출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2022년도 최저임금(9160원)을 확정할 당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제회복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지속 등 복합적인 상황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과 고용상황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이 결정된 점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에 생계비가 활용될 때는 비혼단신근로자가 기준이 된다. 비혼단신근로자는 1인 가구 중 배우자가 없고 전·월세 등으로 주거비를 부담하는 임금 근로자를 의미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생계비 활용 대상을 비혼단신근로자로 한정한 것은 다양한 가구원들의 생계비를 산출하는 것에 현실적 어려움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족 형태에 변화가 생기면서 가구원 수가 다양해졌고 소득원 수도 각 가정마다 다른 상황에서 정확한 가구 생계비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노동계 "가구원 생계비 위주로 최저임금 정해야" vs 경영계 "취지 어긋나"
노동계는 거시경제지표를 최저임금 주요 결정기준으로 활용하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가구 유형과 소득원 수를 고려해 생계비를 측정하고 최저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최저임금 핵심 결정기준으로 생계비 재조명'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노동자 대다수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비혼단신근로자의 생계비만 발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노동연구원은 "가구 생계비 측정이 어렵다고 몇 가지 거시경제지표만 갖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다양한 가구 유형과 소득원 수를 고려해 생계비를 측정하고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표준적인 생활 수준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지출액'을 적정 생계비라고 정한 뒤 이에 근거한 최저임금 수준을 발표했다. 이정아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적정 월 생계비 규모는 ▲1인 가구 235만4000원 ▲2인 가구 371만6000원 ▲3인 가구 527만8000원 ▲4인 가구 633만6000원 등이다. 임금노동자 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근로소득 평균 비율과 물가상승률 등으로 계산한 값이다. 이 위원은 적정 생계비를 근거로 2023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1860원(월 247만9000원)으로 제안했다. 적정 생계비의 83.7% 수준이다.
경영계는 가구원의 생계비를 고려해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은 근로자 개인의 생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가구원 생계까지 고려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고 본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는 저임금 비혼단신근로자의 생계보장"이라며 "월 600만~700만원 이상 소득 근로자의 생계비까지 포함해 평균값을 낸 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것은 취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가구 생계비를 기준으로 한다면 2인 또는 3인 가구 중 소득원이 여러 명이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노동계가 제안한 최저임금 수준에도 난색을 표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최저임금이 41.6%(2017년·6470원, 2022년·9160원) 급등해 영세업자·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최저임금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4일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53.2%)하거나 인하(6.3%)해야 한다고 밝힌 자료를 배포하며 "중소기업들의 지불 능력이 한계상황에 도달했고 이들의 상황을 최저임금 핵심 결정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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