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오른쪽)가 16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연합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첫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 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경제성장률은 2%대로 내려앉았고 물가는 4%대로 올라섰다. 경제불황 속에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정부는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S(스테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됐다. 여기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시대'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또 낮췄다… OECD 등 전부 하향 조정

정부는 지난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2%대 경제 성장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 3.1%에서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는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2.6%라고 밝혔다.
2022년 경제전망/자료=기획재정부


앞서 주요 대내외 기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려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2.7%와 2.5%를 올해 수정 전망치로 내놨다. 한국은행은 2.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의 성장을 전망했다.

올해 민간소비 개선에도 수출 증가세 둔화와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민간소비는 방역조치 해제,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으로 2분기 이후 점차 개선되면서 향후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성장과 교역 둔화 및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조정을 받고 투자 회복 속도도 완만할 전망"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해 민간소비가 3.7% 증가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3.0%, 1.5% 감소할 것으로 봤다. 수출은 하반기 증가세 조정되며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 전망을 크게 낮춘 데 대해 "정책적인 의지와 국민들께 낙관적인 심리를 부여하기 위해 성장 전망 수치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데이터를 기초로 객관적으로 전망치를 제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 연준,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 한은, 금리 인상 전망

문제는 무섭게 올라가는 금리와 환율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폭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오르게 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점쳐진다. 한은은 지난해 8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존 0.5%였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지난 3월보다 7개월이나 선행한 셈이다. 한은은 그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모두 7차례 금통위에서 금리를 5차례 0.25% 포인트씩 인상했다.


한은의 이같은 선행 조치는 물가 상승 및 자금 해외 유출을 억제하고 원화 가치의 급락을 막기 위해 이뤄졌다. 하지만 연준이 '빅스텝'에 이어 '자이언트스텝'까지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 가속에 대한 한은의 고민은 깊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까지 3~4주가 남아 있다"며 "그때까지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 소비자물가 발작에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9 원 내린 1285.6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2.5원 내린 1278.0원에 출발해 장 초반 1276.5원까지 내려갔다.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이다.

달러화는 다시 104선으로 내려갔다. 15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69% 하락한 104.610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FOMC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주목했다.

미 국채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5.39% 하락한 3.292%를 기록했다. 3.4%대에서 큰 폭 하락한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함에 따라 긴축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달러 강세 요인이 소멸된 것이 아닌 만큼 원화 약세 추세는 아직은 유효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