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첫 출근을 하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본점 입구에 드러누운 노조원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출입문을 힘겹게 통과하는 모습./사진=산은 노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임명된지 2주만에 노동조합의 반발을 뚫고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첫 출근을 해 취임식을 강행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산은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7일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됐지만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노조의 저지로 2주동안 출근하지 못하다가 전날(21일) 오전 9시30분께 첫 출근을 하고 취임식을 강행했다. 이후 노조 반발 속에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엄중한 국내외 경제상황 및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와 산업은행, 산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의 첫 출근은 노조원 대부분이 본점 입구에서 참여하는 아침 집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뒤 이뤄졌다. 강 회장은 본점 입구에 노조원 일부만 남아있는 상황을 노리고 첫 출근을 강행한 것이다. 당시 노조 간부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강 회장의 출입을 저지했지만 강 회장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출입문을 힘겹게 통과했다.

노조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산업은행의 지방이전을 강하게 반발하며 강 회장의 임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노조는 성명을 내고 "강석훈 회장 내정자가 결국 집회 시간을 피해 직원들을 밟고 넘어 출근을 강행했다"며 "직원 피해 들어온 낙하산을 어떤 직원이 회장으로 인정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간 이직 숫자에 가까운 40여명의 직원들이 이미 이직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직원들의 동요와 줄 퇴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반년째 외쳐왔던 산은 부산이전 반대 사유 7가지 중 하나인 '핵심인력 이탈로 인한 경쟁력 훼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을 넘어 입성을 사과하고 지방이전 반대를 천명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우리의 퇴진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취임사와 별도로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본점이전 등 현안사항은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화할 것"이라며 "여기서 모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해명했다.

이후 강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첫 업무지시로 비상 경제상황 대응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위원회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