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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사진·51)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한숨짓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수급대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글로벌 악재를 버티며 어렵게 실적을 선방하고 있지만 노동조합(노조)이 4년 만에 파업 카드로 회사 압박에 나섰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재적인원 4만6568명 중 4만958명(88%)이 투표에 참여, 3만343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파업 찬성률은 71.8%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4년 만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고 중앙노동위도 조정 중지를 결정해 노조는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면서 정 회장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차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신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업 우려까지 이중고에 직면했다. 세계적인 차 반도체 수급 대란에 생산이 지연되고 차량 고객 인도기간이 길게는 1년 이상 걸려 경영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카드는 정 회장의 글로벌 도약 의지에 걸림돌이다.
친환경자동차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대전환기에 글로벌 선도자로의 도약을 외치고 있는 정 회장에게 노조의 파업 카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일부 지역 봉쇄, 화물연대 파업까지 이어져 현대차의 상반기 생산량은 크게 감소했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된다면 추가 생산손실은 불가피하다. 차량 인도가 지연돼 발생한 고객들의 불편도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도약 의지도 회사 내부 문제로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 하반기 시작부터 노조의 대립과 마주한 정 회장의 글로벌 경영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올해 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경영에 목소리를 높였다.
잇따라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미래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냈다.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국내 대기업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 면담을 하며 100억 달러(약 13조원)의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푸는 등 현대차의 미래 경영 밑그림을 가시화하는데 전력했다.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안현호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오는 13일까지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한다고 했지만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정 회장이 노조의 불만을 잠재우고 노사를 '위기 극복' 동참의 길로 이끄는 혜안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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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