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삼전·네카오, 상승세 타나… 폭락장 속 살아남은 종목은?
② '금융주' 실적잔치 끝났다… 하반기 전망 '흐림'
③ 반대매매 완화한다는데… 실효성은 '물음표'



상반기 혹독한 시간을 보낸 금융주의 하반기 전망이 암울하다. 새해 첫 주식시장이 개장된 1월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11.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1%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은 적었으나 '금리인상 수혜주'란 칭호가 무색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올린 6월의 성적은 더 참혹하다. 지난 6월 한달간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13조원이 날아갔고 주가는 19% 떨어졌다.


우리금융(-22.48%)이 가장 부진했고 하나금융(-21.48%), KB금융(-17.95%), 신한금융(-15.65%)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이들 금융지주의 합계 시가총액은 69조9674억원에서 56조9317억원으로 약 13조356억원 감소했다.

설상가상 금융주의 하반기 전망은 더 암울하다. 2분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하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고됐지만 한국은행의 고강도 긴축정책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주의 낙폭을 키울 전망이다.

실적잔치 끝… 금융주 파는 외국인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 6월 외국인 투자자는 신한금융을 1210억원 팔았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을 각각 1075억원, 5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일주일(4~8일) 동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2% 정도 불어난 반면 4대 금융그룹의 시가총액은 평균 4% 떨어졌다.


9개 상장 은행(지주)으로 구성된 KRX 은행지수는 지난 5월30일 789.04에서 이달 11일 613.98로 175.06포인트(22.18%) 하락했다. 같은기간 코스피 하락폭(12.33%)보다 약 10%포인트 더 떨어진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지수의 움직임은 금융회사의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탓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8조90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자이익 실적을 견인해왔던 가계대출의 감소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0억원 늘었다. 2004년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줄었다.


더욱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경기침체 이슈로 옮겨져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6월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대비 6조원 늘어난 112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규모는 6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기업대출 태도지수 -6로 각각 9포인트, 12포인트 감소했다. 대출 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신용위험이 커져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많다는 의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응을 위한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와 은행권의 여신 부실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장·단기채권 금리 차가 줄고 있는 점도 금융주의 상승폭을 제한한다. 금융회사는 단기조달과 장기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면 수익성이 나빠진다.

지난 11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3% 밑으로 하락하며 2.99%를 기록했다. 반면 2년물 국채금리는 3.07%에 거래되며 장기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실적 기대감은 기존 주가에 선반영됐고 오히려 실적 피크 아웃(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상황)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 리스크도 금융주의 발목을 잡는다. 최근 금융당국과 여권을 중심으로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일각에선 부채 위험이 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의 예대마진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적립 요구와 예대금리차 억제 조치가 지속해서 병행될 경우 은행권의 수익성 확보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미워도 다시 한번' 금융주 반등 가능성

금융주의 암울한 전망 속에도 일부 증권사의 시선은 희망적이다.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급락한 금융주가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저평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100대 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에서 한국(4.0)은 금융주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최하위권인 21위로 집계됐다. 브라질(4.2)과 중국(4.1)에 뒤처진 성적이다. 올해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 기준 금융주의 PER은 3.6~4.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48배 수준이다. 국내 성장주에 비해서는 물론 미국 은행주의 PBR(1.61배)과 견줘도 저렴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부실채권(NPL) 비율이 1.5%포인트, 대손비용이 0.07%포인트 발생하는 정도"라며 "금융당국이 권고한 충당금 적립은 금융회사의 단기실적에는 부정적이나 주가에서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하반기 투자바구니에 금융주를 담을 것을 추천한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유망기업에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SK이노베이션, 현대건설 등 대형주와 함께 KB금융을 추천했다.

하나증권은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정유, 철강, 방산, 통신업종 기업을 추천하면서 신한금융을 명단에 넣었다. 하반기 한국 증시가 반등할 때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금융주를 꼽은 것이다.

다만 금융주는 고배당주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당주는 통상 금리가 하락할 때 매력이 커지는 반면 금융주는 금리가 상승할 때 수익성이 좋아진다. 하반기 금리인상 속도가 정상화되면 상대적으로 금융주에는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주는 과도한 낙폭에 따른 반등이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비금융 고배당주 위주의 종목선정이 필요하다"며 "고배당주 중 금융주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