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지난 19일 회동을 가졌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을 접견하는 모습./사진=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에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옐런 장관은 '통화스와프' 관련 언급을 직접 하진 않았지만 필요 시 외화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협력에 나설 수 있음을 확인했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서울 중구 한국 본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한은 총재가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이주열 전 한은 총재는 지난 2016년 6월 한국을 찾은 제이콥 루 전 미 재무장관을 한국은행에서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 2014~2018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 연준 의장이 한국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옐런 장관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 만나 "미국과 미국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관계 증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 옐런 장관은 면담 장소로 이동해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과 외환시장 안정 방안 등 경제 현안을 약 40분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한은 측에선 이승헌 부총재, 서영경 금통위원, 민좌홍 부총재보, 오금화 국제협력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선 디덤 리산치 비서실장, 데이비드 립튼 자문관, 앤디 바우콜 국제관계 차관,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자리했다

어떤 얘기 오갔나… "공개할 수 없다"

한은은 양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미 재무부가 이번 회담을 비공개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금융권에선 이 총재가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남에서 양국간 외환시장 관련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양국이 회의 직후 배포한 '한?미 재무장관회의 결과' 자료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으나, 한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은 과거 위기시와 달리 여전히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여러 협력 방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도 포함될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3년2개월만에 1320원을 돌파한 바 있다. 강달러 지속으로 인한 외화유출 위험이 커지면서 지난해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논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지만 구체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옐런 장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화스와프는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미리 약속하는 것으로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강달러 심화에 따른 급격한 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다.

추경호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필요시 (외화) 유동성 공급 장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외환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