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무 장관 회의' 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뉴스1


한미 양국은 필요하면 외화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9일 양국 간 외환시장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은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했으나 한국 내 외화유동성 상황은 과거 위기 때와 달리 양호하고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상황"이라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의 급변동이나 역내 경제 안보 위험요인에 유의해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면밀히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양국 장관은 외환시장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고 외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위기 때 마다 '외환 방파제', 한·미 협력 확인

다양한 협력 방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도 포함될 수 있다. 통화스와프는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약속하는 계약이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 위기 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로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웠다. 한미 양국은 통화스와프에 아직 적극적이지 않지만 필요한 때 논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17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 한미 통화스와프에 추진에 뜻을 모았다. 1300원대 고환율에 한미 간 금리역전이 눈앞에 가시화하면서 외화 유출에 대한 불안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속되는 고환율에 6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전달보다 94억3000만달러(약 12조2000억원) 줄어든 438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 2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인 동시에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최대 낙폭이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급격한 외화 유출에 대응할 여지가 생기면서 금융·외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특히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달러 유출의 직접적 해소 방안이 되면서 환율 등을 방어하는 효과가 배가된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을 기억하는 여러 경제학자와 관료들이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옐런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외환시장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용산 집무실에서 옐런 장관의 예방을 받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한미 당국 간 깊이 있게 논의해달라"며 "이를 통해 한미 안보 동맹이 정치 군사 안보와 산업 기술 안보를 넘어 경제 금융 안보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