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금융권에서 대부업이나 비제도권으로 밀려나는 대출자가 97만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시장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금융권에서 대부업이나 비제도권으로 밀려나는 대출자가 97만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 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 20%인 법정최고금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인상되는데 그중에서도 2금융권 조달금리에 해당하는 카드채나 여신채의 금리는 더욱 빠르게 오른다"며 "올 6월말 기준으로 기준금리는 전년동기대비 1.25%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카드채, 기타금융채의 금리는 그 인상, 기준금리 인상 폭의 2배가 넘는 2.65%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특히 2금융권 조달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법정최고금리는 현재 20% 수준으로 고정된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와 근접한 수준으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2금융권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지 못하고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미만의 신용대출 금리를 이용하는 차주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은 8.9% 정도에 그치지만 18~20%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 중 취약차주 비중은 84.8%에 이른다. 여기서 취약차주의 정의는 소득 2분위 이하 또는 신용평점 하위 20%, 700점 정도 되는 차주를 말한다.

이들 중 세 기관 이상의 신용대출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4% 미만의 대출금리 구간에서는 10.8%에 그쳤지만 18~20%에 해당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 중에는 48.6%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법정최고금리를 현재 20% 수준에서 18%로 2%포인트 인하했을 때 2021년말 기준으로 카드나 캐피털, 저축은행 등에서 신용대출을 받고 있던 차주 중 77만4000명의 금리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됐다"면서도 "65만9000명의 차주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더 이상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법정최고금리가 2%포인트 인하될 때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나는 차주들의 신용대출 규모가 약 5조9000억원"이라며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기타담보대출 등등 다른 대출들의 합한 금액을 모두 따져보면 33조2000억원에 달해 이분들이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최대 33조2000억원의 연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정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태에서 올 6월말보다 시장금리가 1%포인트 추가 상승하면 2금융권 신용대출 시장에서 배제되는 차주들이 약 97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 규모는 9조4000억원 규모 그리고 다른 대출을 모두 합산한 규모는 49조6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으로 5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에서도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를 도입한 사례들이 존재한다"며 "대표적으로 프랑스 같은 경우 대출상품의 종류와 금액에 따라서 12개 그룹으로 대출상품을 분류하고 각 분류에 대해 분기별로 시장평균금리를 산정한 뒤 시장평균금리의 1.33배를 법정최고금리로 중앙은행에서 고시하는 시스템"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