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리사가 증권사 온 이유? "재테크 고민이 결정적 계기"
[피플]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파이어족 꿈꾸는 젊은층, 투자는 자기확신 얻어가는 과정 필요"
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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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비는 단순히 연금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현재와 같은 저성장·고령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더 이상 월급만으로는 집을 사기 어렵고 국민연금도 노후생활을 보장해 주지 못할 것이라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30세대들은 재테크에 열을 올린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조급함은 내려두고 미래를 위해 시간을 들이는 투자에 긴 호흡을 유지할 것을 조언한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만난 김진웅 소장은 젊을 때일수록 규칙적인 습관이 가장 효율적인 노후준비라고 강조하며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의 일정부분을 작게라도 노후준비로 활용하기 위해선 기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사회생활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역량이 올라감에 따라 투자 비율을 높이고 투자 습관을 갖추면서 노후준비를 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2011년 9월 100세시대연구소를 설립하고 생애자산관리 전략을 포함해 일, 건강, 여가 등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김 소장은 1998년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팀을 시작으로 2006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퇴직연금본부를 거쳐 2015년 글로벌주식부장을 맡았다. 이후 2020년부터 현재까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과거 자신과 같은 고민에 빠진 이들 위한 노후설계·투자 조언
김 소장은 "삼성화재 보험계리사로 일하던 시절 열심히 저축만 해선 자산을 쌓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투자를 고민하던 와중에 증권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며 "투자를 업으로 하는 만큼 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투자에 관한 공부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증권사로 이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연구소에서 과거 자신과 같은 고민에 빠진 젊은층은 물론 은퇴가 임박한 50대, 은퇴생활자인 60대를 위한 노후설계와 금융투자 트렌드 분석 등을 총괄하고 있다.저성장·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많은 2030세대들이 자산을 불리기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과거 4050세대의 전통적 투자자층과는 패턴이 조금 다르다. 우량기업 중장기 투자뿐 아니라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도 상당하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묻어두기보단 인버스·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고수익·고위험 상품 거래를 즐긴다.
김 소장은 이처럼 젊은층의 단기 고수익 추구 성향이 특이한 모습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신 역시 젊은 시절 빠른 시간에 돈을 모으고 싶었듯 투자 조급증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일정 부분 실패를 불러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에 성공하려면 시간을 충분히 들이고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확신을 얻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술과 산업 등 미래 트렌드를 공부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도 끊임없이 세상 변화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파이어족 꿈꾸는 MZ세대, 꾸준함 통한 투자습관 들이기 중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조기 은퇴를 꿈꾸는 이른바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파이어족은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공격적인 투자로 목돈을 만드는 등 경제적 독립을 하려는 이들을 지칭한다.
김 소장은 그만큼 국내 경제규모가 성장했고 소득수준이 개선돼 파이어족을 꿈꿀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이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외부적 환경에 의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내 의지로 살고자 하는 욕구가 표출되는 세대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완전한 경제적 자유를 얻은 이후에도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진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젊을 때는 마냥 놀고 싶었지만, 어느 때부턴가 지금과 같은 좋은 조건의 직업을 최대한 오래 갖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 남은 긴 인생을 살 때 마냥 놀기만 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 수 있다. 일을 하니까 노는 게 좋은 것이고 따라서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진 삶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경제적 자유와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7월 시행됐다. 특히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젊은 층의 경우 디폴트옵션 도입과 함께 타겟데이트펀드(TDF)를 통한 퇴직연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높은 관심에 비해 좋은 상품을 선별하는 것은 쉽지 만은 않다.
김 소장은 "TDF는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젊은 투자자라면 숫자가 높은 상품을 골라 적극적으로 노후 대비를 하는 게 좋다"며 "TDF는 각각 다른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책정하고 있으므로 꼼꼼히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소장은 미래를 고민하는 MZ세대들에게 규칙적으로 초기자본 형성에 시간을 할애하고 꾸준함을 통한 투자습관을 당부했다.
그는 "은퇴시점을 넉넉잡아 60세로 본다면 앞으로 젊은 층에게는 25~35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는데 자산을 증식을 위한 일정 수준 초기자본을 형성하고, 계속 그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하다보면 은퇴시점에는 충분한 노후자산을 분명히 갖출 수 있다"며 "연 15% 수익만 거둬도 5년에 약 두 배씩 자산이 늘어난다. 자기 눈높이에 맞는 소비 습관과 함께 미래를 믿고 올바른 투자 습관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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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