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첫 조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정부가 국고채 매입을 검토키로 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대응책으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2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으로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긴급 국채 조기상환(바이백)과 국고채 단순매입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정부와 직거래를 통해 국고채를 인수하는 직매입과는 달리 시장을 통해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수급 측면에서 물량이 줄어들어 국채 시장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2월7일과 4월5일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우려로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각각 2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 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시장금리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자 시장 금리 변동성 완화를 위해 6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실시했다.

통화정책 정상화 모순… "채권시장 안정적, 과도한 우려"

금융시장에선 정부의 단순매입 계획으로 화폐 유동성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현재 긴축통화 정책 기조와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의 국채 매입으로 중앙은행이 정부 부채를 떠 앉는 '부채의 화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채권시장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했던 때와 달리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3.130%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201%로 0.08%포인트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032%포인트 상승, 0.014%포인트 상승으로 연 3.182%, 연 3.153%에 마감했다. 3년물은 지난달 17일 3.745%까지 오르면서 2011년 8월 4일(3.77%)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도 한·미 금리역전으로 채권시장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전례를 보면 금리 역전 시기마다 외국인 증권(채권+주식) 자금은 모두 순유입(1기 168억7000만달러, 2기 304억5000만달러, 3기 403억4000만달러)됐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시장모니터링본부장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은 양국의 정책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한시적 현상인 만큼 과도한 우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정책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