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오른쪽)이 타이완을 전격 방문했다. 사진은 펠로시 의장이 지난 2일 밤 10시 43분(현지시각) 타이완 타이베이에 도착해 조지프 우 타이완 외무장관의 환대에 응답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타이완을 방문했다.

지난 2일 미국 방송매체 CNN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이 이날 오후 10시43분 타이완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것은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 방문 이후 25년 만이다. 대표단은 그레고리 믹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한국계 앤디 킴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 5명으로 구성됐다.


펠로시 의장 등 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조지프 우 타이완 외교장관 등이 일행을 맞았다. 펠로시 의장 등 의회대표단은 도착 직후 기념 촬영을 한 뒤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공항과 길거리엔 펠로시 의장 일행을 환영하는 타이완 국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타이완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 의회 대표단의 타이완 방문은 타이완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 타이완 입법원을 찾아 유시쿤 입법원장과 대만 여야 지도부와 만난 뒤 차이잉원 총통과 만나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후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의 방문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해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이라며 "상호 안보·경제 파트너십·민주적 통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타이완 지도부와의 논의는 파트너(타이완)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이익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은 미 의회 대표단의 몇차례 타이완 방문 중 하나"라며 "지난 1979년 수립된 타이완 관계법과 미·중 공동성명, 6대 보장에 의해 인도된 미국의 오랜 정책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현 상황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주권과 영토 보전 침해라며 고강도의 무력 시위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관측되며 중국과 타이완 관계도 긴장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응해 주권과 영토보전을 결연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강 주미중국 대사도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은 미 정부에서 권력서열 3위"라며 "그의 타이완 방문은 어떤 형태로든 높은 정치적 민감성을 갖고 있다. 타이완 해협을 가로지르는 긴장과 미·중 관계 긴장의 고조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 측은 타이완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타이완 해협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련의 표적성 군사행동으로 반격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타이완 인근 남중국해 해상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밤부터 타이완 주변 해상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타이완 해협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과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 시험사격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