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국내증시가 혹한기를 보낸 가운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상반기 연봉으로 50억원 넘게 수령하며 증권업계 연봉킹 자리를 거머쥐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50억8916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4억2440만원, 상여 46억6476만원이 포함한 금액으로 증권업계 CEO 반기 보수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상반기 받은 12억5836만원과 비교하면 304% 급증했다. 올해 성과급에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에 대한 성과급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 사장의 지난해 성과급만 41억5917만원에 달한다.


2위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차지했다. 최 회장은 올 상반기 급여 8억3300만원과 상여 26억5000만원 등 총 34억8400만원을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시절 27억8500만원을 받으며 현직 증권사 대표이사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업계 처음으로 2년 연속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며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글로벌 우량자산을 확대하는 등 회사의 고른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2억1600만원을 받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급여로 2억5000만원, 상여로 19억6500만원, 각종 복리후생비 100만원을 받았다. 총 급여를 연 기본급 5억원으로 책정해 매달 4170만원을 수령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정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세전이익인 1조3021억원을 달성하며 금융지주 내 위상을 제고했다"며 "고객 관점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위한 변화 관리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20억8224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중 상여로 16억7000만원을 수령했다. 회사 측은 "세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9%로 증권업 상위 7개사 평균 대비 1.4배 초과 달성한 점 등 지난해 회사 성과율을 최우수 등급으로 평가 받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13억4400만원) 궈밍쩡 유안타증권 사장(13억2800만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10억5700만원) 등 상반기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수령했다.

올들어 대내외적인 악재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분위기 속에서도 증권사 CEO들이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은 이유는 지난해 성과급이 올해 상반기에 지급됐기 때문이다. 올 한해 성과에 대한 보수가 이듬해 상반기에 지급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하반기보다 상반기 연봉이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호황 효과로 최대실적을 달성한 증권사들의 성과급이 올해 상반기에 지급된 점과 더불어 과거 성과급이 이연 지급되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된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불안정한 증시 상황으로 증권사 실적이 전년대비 안좋아 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 평균 연봉은 올해 대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