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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현대자동차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판매량도 뛰었지만 일본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일본시장에서 '토요타'라는 큰 산에 막혀 항상 고전했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인들의 토요타 사랑은 수입차의 안착을 허용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 집계에서 기아와 함께 사상 처음 글로벌 3위에 오른 현대차는 1위 토요타를 따라잡기 위해 일본시장에서의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현대차는 토요타의 아성이 굳건한 일본시장에서 과거의 실패를 딛고 부활할 수 있을까.
①현대차, 글로벌 톱티어 발판 '일본'
②절대적 존재감 '토요타' 넘어라
③일본 공략 성공 키워드는 '서비스'
현대자동차가 한차례 실패한 일본 자동차시장에 재진출했지만 넘어야 할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토요타 등 현지 브랜드파워를 넘어서는 일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1~6월) 판매량 기준 글로벌 톱3 브랜드로 도약했지만 일본 브랜드를 넘어서지 못하면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없다. 자국 자동차 브랜드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현지 입맛은 '경제성' 있는 모델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가 전기자동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일본 자동차시장 재공략의 선봉장으로 삼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브랜드 현지 시장점유율 '93%'
일본 자동차시장은 글로벌 판매량 1위인 절대강자 토요타가 철옹성을 구축하며 과반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는 곳이다. 나머지 자국 브랜드가 힘을 보태 합계 9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토요타를 비롯한 현지 브랜드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Markline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완성차브랜드의 현지 판매량은 약 416만대로 93.4%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일본에서 약 445만대의 완성차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이 얼마나 압도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같은 기간 현지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다임러·BMW·폭스바겐·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는 28만대를 팔아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브랜드의 합산 연간 판매량은 4만대에도 미치지 못해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독일계 브랜드를 제외한 기타 유럽·미국·한국 브랜드의 일본 자동차시장 내 존재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각 브랜드별 일본 자동차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토요타 47.7% ▲스즈키 13.7% ▲혼다 13.0% ▲닛산 10.3% ▲마츠다 3.5% ▲스바루 2.3% ▲미쓰비시 1.7% ▲이스즈 1.6% 등 일본 브랜드가 93.4%를 차지한다.
반면 수입차 브랜드인 다임러·폭스바겐 등은 6.4%의 점유율로 초라한 수준이다. 점유율 6.4%를 차지하는 수입차 브랜드를 다시 업체별로 쪼개면 ▲다임러 33.1% ▲폭스바겐 26.4% ▲BMW 21.9% ▲스텔란티스 18.7% ▲그 밖의 브랜드 13.1%다.
하이브리드 성공에 취한 일본의 빈틈 '전기차'
자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소비자들은 차를 살 때 무엇보다 '경제성'을 중시한다.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에 따르면 일본 현행법상 자동차는 경차·소형차·보통차 등으로 구분되는데 지난해 신차 판매량의 37.2%가 경차(승용 및 상용 포함)이며 승용차 판매의 60.6%는 경차·소형차로 나타났다.
이 같은 판매 비율은 일본의 도로 사정 영향이 크다. 일본은 도로의 약 85%가 평균 3.9m 폭에 불과하고 차고지증명제 실시로 외부 주차장 이용 비율이 높아 통행·주차에 유리한 경차·소형차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자연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글로벌 인기 모델들은 일본 내수 시장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고 일본 내수 인기 모델 역시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적다고 분석했다.
일본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시 경제성을 중시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 비교해 자동차세, 보험료, 주차료, 매 2년 부과되는 중량세 및 차량검사 비용, 고속도로 통행료 등이 상대적으로 높고 차급(경차, 소형차, 보통차)에 따른 유지비용 차이가 상당하다.
한자연은 이 같은 일본 자동차시장의 특성이 급변할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전기차의 경제성 변화는 주목할 요소라고 짚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중년·노년 인구가 주축이 되는 보수적 소비 행태, 자동차 관련 각종 제도 및 교통 환경, 경제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일본 소비자들의 차 구매 행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전기차의 총 소유비용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 보다 저렴해지면 전기차 대중화에 발맞춰 인프라 확충·제도 개선이 진행되면서 시장 변화를 자극할 여지는 있다"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자동차시장은 수입차의 불모지로 불릴 만큼 보수적이라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일본이 하이브리드차 성공에 취해 전기차시장 진입이 늦은 만큼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아이오닉5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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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