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영 금감원 팀장 "외국계, 국내 진입 제약 풀려면 정부 지원 필수"
[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신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⑤] GFCI 꾸준히 상승 고무적… 세제혜택 부족, 노동시장 경직성 해결이 관건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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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한 베트남은 1억명의 인구와 노동력을 보유한 나라다.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로 젊은층이 베트남 경제를 이끌어 가며 경제 신흥국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베트남은 1992년 수교 이후 현재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한국의 제4대 교역국이자 아세안(ASEAN) 내 최대 교역·투자국이 됐다. '기회의 땅'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는 현지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영업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디지털금융을 무기로 내세운 금융한류는 베트남 젠지세대(Gen Z·한국의 Z세대와 유사한 젊은층)에게 빠르고 편리한 'K금융의 DNA'를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금융시장에 한계를 느낀 금융회사는 베트남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회사로 퀀텀점프를 노린다. 그 중심에는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에서 땀을 흘리는 금융 주역들이 있다. 8월말 35도를 웃도는 호찌민의 무더위 속에서 한국금융의 위상을 높이는 이들을 만났다.
① 김중관 KB국민은행 호찌민지점장 "베트남 기업금융 개척자, '짬마짝' 자세로 전진"
② 권용규 우리은행 호찌민지점장 "젠지세대 겨냥한 디지털금융 통했다"
③ 주진규 하나은행 호찌민지점장 "올해 영업익 1000만달러 육박… 탈중국화에 베트남, 여전히 매력적"
④ 이상윤 NH농협은행 호찌민사무소장 "지점 전환 속도, K-농협금융 전파"
⑤ 양지영 금감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팀장 "외국계 금융사, 국내 진입 제약 풀려면 정부 지원 필수"
⑥ 파나마에 은행, 괌·하와이에 손해보험사가 있네
"서울과 부산이 글로벌 금융중심지 평가(GFCI) 순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다만 외국 금융사의 경우 국내 금융중심지의 세제혜택 부족, 노동시장 경직성 등을 국내 진입을 제약하는 대표적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은 단기간에 개선이 어려우며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지난 8월 서울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본원 16층 회의실에서 만난 양지영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 지원센터 팀장의 얼굴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정부가 2003년 발표한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은 올해 햇수로 20년째를 맞았다. 이후 정부는 2008년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09년에는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등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 GFCI 순위에서 세계 126개 도시 중 서울은 2019년 36위에서 올해 12위로, 같은기간 부산은 46위에서 올해 30위로 올랐다.
2008년 9월 금융감독원 내 별도 조직으로 설립된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는 외국 금융사의 국내진입과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함으로써 한국이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2021년 2월부터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이끌고 있는 양지영 팀장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코로나에 글로벌 업무, 전면 비대면 전환"
금감원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는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간담회, 해외 감독당국 초청세미나와 실무협의회 등 한국 금융산업의 글로벌화를 도모해 왔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대면으로 이뤄지는 금융중심지 홍보, 해외 감독당국과의 교류 등이 전면 중지된 것이다.이를 타개하기 위해 양 팀장은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런던·홍콩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진입 시 지원제도 설명·질의응답 등을 진행한 '온라인 해외 IR'(금융중심지 홍보설명회) ▲중국 감독당국(CBIRC·CSRC)과 베트남 중앙은행 등 공동 세미나를 열어 현지 인허가 절차, 글로벌 감독기준(바젤Ⅱ) 도입 경험 등을 공유하고 상호 유대를 강화하는 '해외 감독당국 비대면 초청 세미나' 등이 대표 사례다.
양 팀장은 "국내 금융사와의 간담회도 비대면으로 자주 실시해 오히려 예년에 비해 교류 횟수가 증가했다"며 "비대면으로 생긴 잔여 예산을 활용해 국내 진입 의향이 있는 외국계 금융사와 기진입 외국계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해외진출 지역 선정 시 고려요소, 국내 금융시장 평가 등 설문조사를 진행해 금융중심지 조성에 필요한 전략을 수립하고 금융중심지와 관련된 해외 각국 사례 연구 기회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올해 외국계 금융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를 4차례 실시하며 외국 금융사의 국내 영업상 애로사항 발굴을 중점 지원했다. 양 팀장은 "해당 애로사항은 새 정부 들어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산업 글로벌화 기반 조성 TF(태스크포스)와 금감원의 금융관행혁신 TF 등의 논의 과제로 포함돼 관련 규제 완화가 가능한지 검토 중이고 일부는 연내 개선할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신남방 국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를 중점 지원 중이며 향후 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최근엔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센터를 방문해 동남아 해외진출 관련 논의도 진행했다. 양 팀장은 "전체 국내 핀테크 기업 중 12%가 해외에 진출했으며 이외 67%가 진출 준비 중 또는 진출 의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은 해외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나 영세한 규모(자본금 1억원 미만 사업체가 전체의 36% 차지)로 인해 해외시장 정보를 수집하거나 해외진출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핀테크 기업들은 정부차원의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며 "서울·부산 금융 중심지 IR 등 기회를 활용해 국내 핀테크기업의 해외 현지 데모데이 또는 피칭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지향적 부서의 경험, 값지다"
하지만 센터의 이같은 노력에도 외국계 금융사가 한국을 계속 떠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을 철수했다.양 팀장은 "한국 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화로 인해 본점 차원에서 해외영업 점포망의 필요성도 저하되고 있어 한국 시장에 대한 진입 유인이 감소했다"며 "국내는 반도체·IT산업 등에 기반한 튼튼한 실물경제, 우수한 디지털금융 인프라, 글로벌 3위 규모의 연기금 등 풍부한 금융자산 보유 등의 강점이 있지만 법인세·소득세율과 노동시장 경직성 등이 주요 금융도시 대비 높은 점 등은 외국계 금융사의 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센터는 최근 외국계 금융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국내 금융중심지 조성에 대한 외국계 금융사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다수 참석회사가 한국 당국에 대해 홍콩과 유사한 수준의 세제 혜택 제공, 주 52시간제 등 고용규제 완화, 글로벌 금융규제와의 정합도 제고 등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법인세율을 살펴보면 싱가포르는 17%, 홍콩은 16.5%에 그치지만 한국은 25%에 이른다.
양 팀장은 센터를 금감원 안에서도 보기 드문 미래지향적 부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 금융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국내 금융시장을 육성하고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금융시장에서 새롭게 수익을 창출하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금감원의 감독·검사부서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핀테크와 같은 첨단산업을 부단히 공부하면서 금융산업의 미래와 국내 금융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층 더 고민할 수 있어 매사에 감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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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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